#. 일본 방송사 TV아사히는 지난달부터 로맨스 스릴러 드라마 ‘마물’(魔物)을 방영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한국 대형 콘텐츠 제작사 SLL과 TV아사히가 공동 기획·제작했다. SLL이 일본 방송사와 공동 제작한 첫 작품이다.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일본 리메이크를 맡았던 세리 에리카 작가가 각본을 썼고, ‘옥씨부인전’(JTBC)의 진혁·최보윤 PD가 연출로 참여했다. #. 아마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프라임비디오는 다음 달 일본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私の夫と結婚して)를 공개한다. 지난해 큰 인기를펀드관리 끈 동명의 한국 드라마의 원작 웹소설을 일본 정서에 맞게 각색했다. 한국판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과 CJ ENM 재팬이 기획하고, 한국 제작사 자유로픽처스와 일본 제작사 쇼치쿠가 공동 제작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이 기획해서 만든 첫 일본 드라마다. 연출은 드라마 ‘더글로리’(2022)를 만든 안길호 PD가 맡았다. 한국 제작사들의 일본 드라마더블증권 제작이 본격화하고 있다. 제작비만 투자하거나 한국 드라마의 리메이크 판권을 판매하는 등 소극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드라마 기획과 연출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일 합작 일본 드라마, 올해만 4편 한국이 공동 제작해 올해 공개되는 일본 드라마는 4편. 일본 지상파 방송사 TBS는 7월 로맨스 드라마 ‘하츠코이 도그즈’(?愛DOGs)를 방영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재벌 3세 역을 맡은 나인우가 일본 배우 기요하라 가야, 나리타신천지인터넷게임 료 등과 호흡을 맞췄다. 이 드라마는 CJ ENM의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과 TBS가 함께 만들었다. CJ ENM은 TBS와 2027년까지 드라마 3편 이상, 영화 2편을 공동제작하기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일본 넷플릭스에서 8월 공개되는 드라마 ‘소울메이트’(ソウルメイト)도 한일 합작 드라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자회사 지티스트가 일본 제럭키세븐 작사와 공동 제작한 이 드라마는 하시즈메 ?키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고 가수 겸 배우 옥택연이 일본 배우들과 함께 출연한다. 갈등의 진폭이 큰 한국 드라마와 대체로 잔잔한 일본 드라마의 만남이 낼 시너지도 기대된다. 윤석진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일본 드라마 제작진이 과거부터 다져온 저력과 노하우, 한국 드라마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만나면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튜디오드래곤과 일본 공영방송 TBS가 공동 제작한 일본 드라마 '하츠코이 도그즈'. 스튜디오드래곤 제공
20년 전 드라마 인기 계속, 일본의 매력 한국 제작사들은 일본 드라마 시장이 장기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에선 ①같은 드라마를 반복 시청하고 ②과거 드라마의 인기가 오래 지속되며 ③드라마 지식재산(IP)을 활용한 뮤지컬 등 2차 사업이 활발하다는 특징이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3 K-콘텐츠 해외진출 현황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인이 ‘가장 자주 보는 한국 드라마’ 1위는 23년 전 나온 ‘겨울연가’(2002)다. 2위는 '사랑의 불시착’(2019)이었다. 특히 '사랑의 불시착'은 지난해 일본에서 뮤지컬로 제작돼 매진을 기록했다. 111년 전통의 일본 여성 극단 다카라즈카도 가극으로 선보였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일본은 드라마 시장의 규모가 크고 인기 IP의 수명이 수십 년간 지속되는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국내 제작사와 해외 제작사의 협력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SLL 관계자는 “태국과 튀르키예를 포함한 해외 주요 제작사·방송사들과 공동 제작 가능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