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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7-29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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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박동미 기자
“조금만 천천히 걸으시면 돼요. 앞만 보지 말고 옆도 한번 보시면 돼요.”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 인근에 사찰이 하나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드물다. 크고 높은 한옥마을 정문에 서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나오는 오솔길. 그 끝에 작지만 살뜰한 절, 충정사가 있다. 천천히 걷고, 옆을 보면 나온다. 지난해 12월 주지로 부임한 덕운스님(42)은 그렇게 사찰을 소개했다. 그 말은 번잡한 마음을 정돈하는 수행법처럼도 들린다. “고(苦) 많은 현대인들에게 작은 쉼이 되는 사찰이 됐으면 합니 ef론카드 연체 다.” 최근 충정사에서 만난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남산을 향해 창이 활짝 열린 본당에서 인터뷰가 진행됐다. 시원한 바람이 든다. 방석에 정좌하는 대신, 빈백에 비스듬히 기댔다. ‘작은 쉼’이 ‘크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잡은 그 자체가 이 사찰의 역할을 말해주지요. 힘들고 지친 직장인들, 특히 디지털 세대들에게 ‘디톡스’ 가 되려고 합 부동산 수수료 계산기 니다.” 충정사와 연을 맺고 반년이 넘었다. 스님은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신군부 시절 군법당으로 출발한 충정사는 크고 작은 부침을 겪으며 한때 폐사 위기에도 몰렸다. 사찰에 다시 숨결을 불어넣기 위해 스님은 카페부터 정비했다. 손님들에게 직접 커피나 차를 내려주기도 하는데, 무엇보다 반려견도 입장 가능한 애견카페라는 게 특색이다. 영향을 준 건 스님의 반 소속대학 려견 ‘세콤’ 이다. 올해 초 유기견 센터를 통해 스탠다드 푸들을 입양한 스님은 “개는 사람이 돌보고, 또 사람을 돌보는 유일한 동물이다. 반려견이 있는 삶엔 사랑과 자비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사찰을 반려견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곳으로 만들었다. “절 잘 지키라고 ‘세콤’이라 지었는데, 우리 절 ‘얼굴’이 돼 버렸어요. 얘 보러 오시는 인근 직 우리카드 전화번호 장인들이 많아요.” 스님이 세콤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충정사 주지 덕운스님이 이 절 본당 빈백에 기대어 쉬고 있다. 박동미 기자
큰 개가 본당과 사무실, 카페를 뛰어다니는 절은 그것만으로도 개성이 넘치는데, 스님은 파산채권자 “더 놀라운 게 있다”며 슬며시 작은 문을 하나 열었다. 은은한 조명과 자연광이 어우러진 명상 스튜디오다. 천장과 바닥, 네 벽에 모두 옻칠이 돼 있어 고즈넉하고 단정하다. 무엇보다 종교적 색채가 전혀 없다. 사찰 안 또다른 세계다. 스님은 “신자뿐만 아니라 주변 직장인, 외국인 관광객까지 편히 들어올 수 있도록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웃었다.
덕운스님은 통도사, 해인사 등에서 수행했고, 스리랑카에서 2년간 봉사활동을 했다. 충정사 주지와 함께 현재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호법국장직도 맡고 있다. 불자 집안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출가했으나, 배우를 꿈꾼 적도 있다. 단역이지만 짧게 활동도 했다. 여기에 ‘언뜻’ 장동건을 닮았다 해서 조계종에선 일명 ‘장동건 스님’으로 통한다. 스님은 “미련은 전혀 없다”고 했다. “한 뮤직비디오에 발탁됐다가 엔지(NG)를 10번 넘게 내고 쫓겨난 적 있어요. 재능 없어요. 제 길이 아니예요, 하하.”
스님은 최근 ‘선명상과 함께하는 천수경 수행의 길’(청류)도 펴냈다. 책은 천수경을 독송하면 자연스럽게 선명상의 핵심인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부드럽게 흘려보내는 연습’이 된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깨달음과 지혜를 얻는 작은 등불이 되기를 바랍니다. 책 읽고 충정사 명상 스튜디오에 오시면 더욱 좋고요. (웃음)”
덕운스님이 반려견도 드나들 수 있는 충정사 내 카페에서 차를 내리고 있다. 박동미 기자
박동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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