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10시께 울산 중구 '밥퍼'에서 봉사자들이 배식하고 있다.2025.12.24/뉴스1ⓒ 뉴스1 박정현 기자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봉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잘 먹고 갑니다."
울산의 한 무료 급식소가 19년째 어려운 이웃을 위해 '든든한 한 끼'를 제공하며 지역사회에 온정을 나누고 있다.
24일 오전 10시께 울산 중구 반구동의 무료 급식소 '밥퍼' 앞엔 점심 식사를 기다리는 90여 명의 노인들이 나란히 서 있었다. 이들은 급식소 문이 열리자, 봉사자들이 나눠주는 수저를 챙겨 삼삼오 온라인릴게임 오 식탁 앞에 자리를 잡았다. 준비된 72석이 금세 차면서 미처 앉지 못한 이들은 식탁 뒤편 대기석에 앉아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음식 냄새가 풍겨오는 곳에선 EBTS협동조합 울산남부지부 봉사자 9명과 밥퍼 관계자 2명이 조리가 끝난 음식을 식판 위에 옮겨담고 있었다. 이날 급식 메뉴는 주꾸미 삼겹살 불고기와 미역줄기볶음, 김치, 시래깃 사이다쿨 국이었다.
30분 후 봉사자들이 식탁으로 식판을 나르기 시작하자 소음은 잦아들고 급식소엔 이내 '달그락'거리는 수저 소리만 가득 찼다.
배식대 앞에선 "밥 좀 더 주세요" "고기 더 먹을 수 있느냐"며 추가 배식 요청이 이어졌다. 봉사자들은 웃으며 빈 식판을 넉넉하게 채워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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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10시께 울산 중구 '밥퍼'에서 봉사자들이 음식을 식판에 옮겨담고 있다.2025.12.24/뉴스1ⓒ 뉴스1 박정현 기자


식사를 마친 노인들은 봉사자들을 향해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봉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며 인사를 건네고 급식소를 나섰 야마토게임장 다. 밥퍼 관계자에 따르면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노인은 사정이 어려워 한 끼를 든든히 해결하기 쉽지 않은 처지다.
독거노인 권순칠 씨(74)는 "혼자 사니 집에서 밥을 해 먹을 수 없다"며 "아침은 라면 나눠주는 단체에서 해결하고, 밥퍼가 쉬는 날엔 교회에서 밥을 해결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가 아니면 점심을 굶어야 하는데, 밥퍼가 있 바다이야기 어 항상 고맙고 큰 도움이 된다"며 웃었다.
봉사자 함영호 씨(62·여)는 "한 달에 한 번 이곳에서 봉사한다"며 "회사 차원에서 봉사를 권유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봉사 자체가 좋아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 씨는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을 할 수 있어 보람차다. 앞으로도 힘이 닿는 데까지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밥퍼는 올해로 19년째 정부 지원 없이 개인과 단체의 후원으로만 무료 급식을 하고 있다. 이 급식소는 화·수·목·토요일 등 주 4회 운영되며, 토요일엔 급식 대신 도시락을 나눠준다. 당초 주 5회 운영되던 급식은 코로나19 유행 여파와 경기 불황으로 기부가 줄면서 주 4회로 감소했다. 밥퍼로 들어오는 기부금은 매년 감소하면서 올해는 작년 대비 10%가량 줄었고, 코로나19 유행 때보다는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밥퍼 관계자는 "매년 지원이 줄어들고 있다. 체감상 작년보다 후원이 10~15% 정도 줄어든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관계자는 "경기가 어렵다 보니 신규 후원자를 찾기 쉽지 않지만, 임원들이 발 벗고 나서 후원자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어르신들이 따뜻한 밥 한 끼를 계속 드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역사회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울산 중구 반구동 밥퍼 전경.2025.12.24/뉴스1ⓒ 뉴스1 박정현 기자


niw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