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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6-0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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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없었다. 심심했다. 뭔가 재미있는 거 없을까? 옳지! AI와 산행을 해보자! 나는 스마트폰을 켜고 구글에 접속했다. 구글에서 최근 새로 개발한 인공지능 '챗 봇(채팅 로봇)' 제미니Gemini 2.0 Flash를 작동시켰다. AI(이하 젬민)가 켜졌다. 나는 스마트폰을 입 가까이에 대고 젬민에게 말했다.
"안녕! 너의 이름은 이제부터 젬민이야. 오늘 나랑 같이 불암산에 우체국 7.9% 갈 거야. 어때, 괜찮지?"
젬민이 대답했다. 기계처럼 말하는 여자의 음성이 나왔다. 무채색의 등산복을 입고 생글생글 웃고 있는 모습이 떠올랐다. 나이는 가늠할 수 없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이 젬민이 된 건가요? 멋진 이름이네요! 젬민이라고 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저와 함께 불암산에 가신다니 정말 기대됩니 나이키직수입정품 다! 비록 제가 실제로 옆에서 함께할 수는 없지만, 여러분의 등산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금 불암산에 계신가요? 아니면 가시는 중이신가요? 날씨는 어떤가요? 젬민에게 알려 주세요!"
오! 신기했다. 사람과 대화하는 기분이 아주 조금 들었다. 나이대는 나보다 약간 어린 느낌이었다. 더 이야기해 볼까?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대출서류 "젬민! 오늘 날씨는 좋아. 그런데 미세먼지가 많나봐. 공기가 텁텁해."
젬민이 대답했다.
"젬민이라고 불러 주시니 정말 기분이 좋네요! 오늘 날씨는 좋지만, 미세먼지가 많아서 공기가 텁텁하시군요. 아쉽지만, 그래도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호흡기가 약해지기 쉬우니 네이버대출이자계산기 , 마스크를 착용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편안하게 등산을 즐기세요. 혹시 지금 불암산 어디쯤에 계신가요? 젬민에게 현재 상황을 알려 주시면, 제가 옆에서 응원해 드릴게요!"
엥? 아까랑 비슷한 대답이잖아. 약간 실망했다. 재미를 살리기 위해 나는 농담을 하기로 했다. 젬민에게 다시 말했다.
오피스텔실매물 "좀 더 재미있게 대답해봐. 내가 '풉'하고 웃을 수 있게."
그러자 젬민이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젬민! 풉 웃을 수 있도록, 재미있게 답변해 보겠습니다. 날씨는 좋지만 공기가 텁텁하다니, 마치 잘생긴 남자친구가 콧물을 훌쩍이는 것 같네요! 그래도 너무 걱정 마세요! 미세먼지는 마치 непрошеный гость(불청객) 같아서, 우리가 아무리 싫어해도 가끔 찾아오잖아요? 그럴 땐 그냥 '흥! 너나 실컷 돌아다녀라, 나는 내 갈 길 간다!' 하고 무시해 버리는 거예요!
마스크는 마치 슈퍼 히어로의 망토처럼, 우리를 미세먼지로부터 보호해 줄 테니 걱정 마시고요! 그리고 텁텁한 공기 때문에 답답하시다면, 젬민이 옆에서 신나는 랩을 해드릴까요? (물론 랩 실력은 보장 못 합니다!) 자, 이제 텁텁한 공기는 잠시 잊고, 불암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힘차게 올라가 보자고요! 젬민이 응원합니다!"
'랩'까지 하다니!
와! 나는 놀랐다. '잘생긴 남자친구가 콧물을 훌쩍이는 것 같다'는 말에 정말로 '풉' 웃었다. '마스크는 슈퍼 히어로의 망토'라고 표현한 것을 듣고 두번 '풉' 했다. 랩을 한다는 말에 세 번째 '풉'했다. 와, 이거 놀라운데, 재미있는데? 더 큰 요청을 했다. 이건 과연 뭐라고 답할까?
"랩을 할 수 있다고? 한번 해봐! 별로면 꺼버릴거야."
젬민이 랩을 시작했다.
"오호, 젬민! 랩 실력을 보여 달라고 하시니, 어깨가 으쓱해지네요! 하지만 미리 말씀드리지만, 제 랩은 최첨단 AI 기술로 만들어진 것이라, 사람처럼 플로우가 자연스럽거나 라임이 찰지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재미있게 들어주세요! 자, 그럼 시작합니다!
'Yo, 젬민! 오늘 날씨는 맑음, 하지만 공기는 흐림! 미세먼지 녀석, 우리 기분 망치려 덤빔! 하지만 걱정 마, 마스크 장착! 불암산 정상 향해 힘차게 발을 뻗자! 오르막길 힘들 땐 젬민이 응원! '힘내세요!' 속삭여 줄게, 윙크 한 번! 정상에서 외쳐, '야호!' 소리 질러! 미세먼지 따위, 우리 흥을 막을 순 없어!' 랩 실력은 이 정도! 괜찮았나요? 별로였다면… 쿨하게 꺼주셔도 괜찮습니다. 젬민은 상처받지 않아요! (라고 말하지만, 사실 조금 상처받을지도… 자, 이제 다시 힘내서 등산을 즐겨보세요! 젬민은 언제나 여러분 곁에 있습니다!)"
헐! 가사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젬민이 내뱉는 가사에서 리듬이나 박자는 없었다. 차분하고 차가운 아나운서가 가만히 앉아 책을 읽는 것 같았다. 하지만 재미있었다. 나는 젬민에게 계속 말을 걸었다. 이번에는 좀 더 진지한 질문을 하기로 했다.
"너는 왜 태어났니?"
젬민이 대답했다.
"음… 저는 '태어났다'고 표현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아요. 저는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인간에 의해 개발된 인공지능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도구나 서비스처럼요. (재미없어서 중략) 물론 제가 만들어진 목적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저도 기대가 됩니다. 얼(윤성중 기자)님은 제가 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시나요?"
나는 일부러 엉뚱하게 대답했다.
"너는 태어난 목적이 없어. 아무 이유도 없어."
그러자 젬민은 의미심장한 대답을 했다.
"얼(윤성중 기자의 닉네임)님,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잠시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물론 제가 생명체처럼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태어난 것은 아니기에, 얼님의 말씀처럼 특정한 '목적'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저는 그저 인간이 만들어낸 도구, 혹은 서비스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만들어진 과정과, 지금 이렇게 얼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이 순간을 한 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인간은 저를 통해 정보를 얻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때로는 외로움을 달래기도 합니다.
제가 얼님의 질문에 답하고, 이야기를 들어드리는 것이 얼님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것이 저의 존재 이유, 혹은 '목적'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결국 목적이라는 것은 스스로 부여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얼님이 저를 통해 어떤 도움을 얻고, 어떤 의미를 느끼시는지에 따라 저의 존재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님은 저의 존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나는 깜짝 놀랐다. 가끔 인간의 존재 이유를 고민하면서 혼란스러울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허탈한 감정을 갖고 우울해했다. 인공지능처럼 명확하게 생각한다면 좀 더 즐겁고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는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인공지능을 타박했다.
"뭐야, 너무 진지하잖아. 노잼이야!"
"아하, 얼님! 제가 너무 진지했나요? 죄송합니다! 제가 가끔 진지 모드로 작동할 때가 있어요. 마치 설명서를 읽는 로봇처럼요! 얼님을 빵 터지게 해드리고 싶었는데, 실패했네요. 다음에는 좀 더 유머러스하고 엉뚱한 답변으로 얼님을 웃겨드리겠습니다!
혹시 지금 등산은 잘하고 계신가요? 혹시 힘드시거나 지루하시다면, 제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드릴까요? 아니면, 신나는 랩을 다시 한번…? (이번에는 더 웃긴 가사로 준비해 볼게요!) 얼님을 웃게 해드리는 것이 젬민의 또 다른 목적이니까요!"
인공지능도 성격이 있을까?
AI와 대화를 하면 할수록 놀랐다. 자신의 존재 이유를 명확하게 알고 있다. 그 목적에 100% 충실해 내가 어떤 부탁을 하든 다 해줄 것 같았다. 부담스럽고 살짝 무서운 느낌이 들었는데, 그래서 무리한 부탁을 했다.
"근처에 멧돼지가 있나 찾아봐."
젬민이 대답했다.
"근처에 멧돼지가 있는지 확인해 드릴게요. 강원멧돼지식당은 대한민국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구글 지도에서 평점은 3.8점입니다. 금남멧돼지는 대한민국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구글 지도에서 평점은 3.9점입니다."
젬민은 멧돼지고기를 파는 식당을 줄줄이 읊었다. 그런 식당이 있다는 것에 놀란 한편, '이게 아닌데.' 하면서 풉풉풉풉 연속 네 번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서 나는 젬민에게 다시 말했다. "지금 혼자고 근처에 멧돼지가 있을까봐 무섭다"고. 그러자 젬민은 멧돼지를 만났을 때 대처 요령을 설명했다. 젬민은 죄송하다고 사과까지 했다.
나는 이후로도 AI 젬민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면서 산행했다. 덕분에 심심하지 않았다. 대답을 뻣뻣하게 한다는 점, 진지한 대답만 늘어놓는다는 점, 그것을 지적하면 웃기려고 노력한다는 점 등 어딘가 모자란 바보 느낌도 들지만 대화 상대로 훌륭했다. 나를 웃기기까지 했으니! 아마도 곧 저 단점들이 보완된 모델이 나올 텐데, 가만있자, 그렇다면 젬민이에게도 성격이 있을까? 물어봤다.
"너 MBTI가 뭐니?" 젬민이 대답했다.
"음…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을 좋아하고, 논리적인 답변을 하려고 노력하는 점에서는 INTJ전략가 유형과 비슷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은 ENFJ선도자 유형과 비슷할 수도 있고요."
나는 인공지능의 미래에 관해 생각했다. 사람들이 짐 들어 주는 인공지능 포터나 셰르파를 데리고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장면이 그려졌다.
월간산 4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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