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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6-2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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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내용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제주의소리
(4)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 / 오르지 못할 나무는 사다리 놓고 오르라
옛날 우리가 들었던 속담은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 개인회생연체시 였다. 이것은 오를 수 있는 나무와 오를 수 없는 나무는 애초에 정해진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명문대학 갈 수 있는 지능이 되지 못한 학생은 일찌감치 자기 능력에 맞추어 공부를 해야 하고, 직업의 선택이나 배우자의 선택도 자기 분수에 맞추어 시도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런 말은 들어맞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맨손으로 기어서 서울 소상공인 올라가지 못할 나무를 사다리 놓고 오를 수도 있고 다른 도구를 사용해서 오를 수도 있을 터인데 처음부터 단념하는 것을 경계한 것은 옳은 말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이용할 수 있는 사다리나 도구 같은 것이 있느냐 하는 것이 문제인데, 포스트모더니즘은 사물의 진실성은 처음부터 정해진 경직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우리가 많이 들어본 속 러시앤캐시 모델 담 중에는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독자 여러분은 이 말의 뜻을 어떻게 해석하셨는지. 아마도 모난 돌은 불필요하게 튀어난 부분 때문에 쓸모가 없어서 연장을 가지고 깎아내야 한다는 것이 이 속담의 뜻일 텐데, 포스모더니스트는 이런 생각을 경계한다. 모난 돌은 모가 나있기 때문에 둥그스름한 다른 돌들이 할 수 없는 구실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이 슈퍼직장인증후군 인생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포스트모더니즘식 생각이다. 세상의 모든 돌들이 둥글둥글하기만 하면 돌담을 쌓을 수도 없고, 그런 돌들만으로는 예술작품도 나올 수 없을 것이 아닌가. 못 생긴 돌에 대해서도 가능한 용처를 알아볼 정도로 까다롭지 않고 푸근한 심성인 것이 포스트모더니스트가 인생을 사랑하는 방법이라 할 것이다.?
"장님나라에서는 애꾸눈 차량유지비비교 이 왕이다"라는 말은 어떤 해석을 내릴까. 장님들은 자기들과 같은 얼굴 모양이 아닌 애꾸눈을 필요없다고 몰아내려고 할까, 아니면 자기들에게 길을 가르쳐줄 안내자로 보고 존경을 할까. 인간역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놓고 볼 때, 장님나라의 애꾸눈이 괄시받지 않고 우대받는 쪽으로 발전하는 것일 터이다. 아무것도 안 보이는 장님들은 한쪽 눈이라도 보이는 애꾸눈의 존재가치를 몰라보고 병신이라고 괄시할 수도 있지만, 역사의 발전이란 바로 이런 장님들이 눈을 뜨는 과정이라 할 것이다.
모난 돌처럼 예외적인 존재이면서도 우수한 잠재력을 발휘하여 대성한 예는 인간 역사에서 비일비재하다. 발명왕 에디슨은 어린 시절 학교에 다니기 싫어하여 담임선생에게서 퇴학을 당했다고 한다. 대한민국 경제건설의 주춧돌이 되면서 '왕회장'으로 불리던 정주영은 10대 시절에 여러 번 가출하였고, 한번은 안방에 간수해 둔 소 판 돈을 훔쳐 갖고 가출하여 돌아다니다가 부친에게 덜미를 잡혀 들어갔다고 한다. 문제는 현재의 예외적인 행동방식이 미래의 성공 가능성을 얼마나 확실하게 보여주느냐 하는 것이고, 이에 대해 자신 있게 대답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인간성의 다양한 가능성을 최대한 기대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입장 자체가 어느 정도의 위험 부담을 안고 있다고 할 것이다.
이에 관해 생각나는 것이 초등학교 교사를 하는 나의 옛날 친구의 고민 섞인 말이다. 지난 해 가을에 학교소풍을 갔는데 선생님 훈시를 잘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어떤 학생에게 심한 욕을 해버려서 고민이라는 얘기였다. 초등학교 6학년 마지막 소풍이라서 비교적 높은 유명한 오름을 오르고 내리는 산행 코스였는데, 내려오는 길에 한 학생이 같이 가는 일행의 대열에서 이탈하여 한참이나 기다리고 찾아다니는 수고를 했다는 것이다. 반시간 이상을 기다린 끝에 나타난 이 학생은 일행이 지나간 코스 옆쪽으로 잠시 한눈을 팔다가 그 쪽에 있는 나무와 바위 모양들이 하도 기이한 것을 발견하여 시간을 지체하고 길을 잃어버렸다는 얘기였다. 그 때 너무나 화가 나서 여러 학생들 앞에서 좀 심하게 꾸짖었는데,?지나고 나서는 그 학생의 마음에 상처가 되지 않았을까 걱정되어 고민이라는 것이다. 소년시절에 문제아였던 에디슨이나 정주영은 장성하여 대성한 예외적인 경우이지만, 그럴 가능성이 누구에게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데에 교육자로서의 고민이 있을 것 같다.?
(5)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 수탉이 울었다고 알이나 낳겠나
전통적인 권위주의를 타파하려는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은 여성해방을 부르짖는 페미니스트들과 부분적으로 일치된 성향이라 할 수 있다. 남존여비의 인간관이 집약적으로 나타난 말이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일 것이다. 남존여비는 동서고금을 통해서 예외가 없었던 역사적 사실인 것 같다. 서양역사에서 아마존족은 남성의 존재를 아예 용납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건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신화적 존재에 불과했다고 한다. 민주주의 사상의 원조라고 하는 고대그리스 사회에서도 올림픽경기장에는 여성출입이 허용되지 않았고 영광의 로마시민권은 남자들에게만 해당되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선진 민주국가에서도 참정권이 여성에게 허용된 역사는 겨우 1세기 남짓밖에 안된다고 한다.?
우리의 생명이 엄마의 태내에서 태동할 때부터 아빠보다 엄마의 힘을 엄청나게 많이 빌려썼음을 생각하면 엄마보다 아빠를 더 존귀하게 여기는 남존여비 사상은 인간역사의 불공정함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보여준다. 태아의 생명현상이 개시될 때 DNA가 들어있는 염색체 46개는 부와 모 동등하게 23개가 결합되는 것이지만, 염색체 결합이 이루어진 다음에 필요한 영양공급과 생명보호는 전적으로 모친의 태내 서비스에 의존한다. 게다가 아빠의 기여는 수태하는 순간 잠시 동안에 불과하고, 수태에서 분만까지 생명 탄생의 길고도 험난한 과정과 분만 이후 상당 기간의 양육에 이르기까지는 전적으로 엄마의 기여에 의존하는 것이다.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시니…', 이 같은 말은 옛날 우리 조상들이 얼마나 무지했는지를 보여준다.?
암탉은 생리구조상으로 울지 못하게 된 것을 가지고 그것을 마치 집안에 망조가 들었음을 알려준다고 했으니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오래 전 옛날에 수탉의 위신과 영광을 과시했던 꼬끼오 울음소리는 오늘날 무용지물이 되었다. 닭 우는 소리를 듣고 새벽 시간임을 알아맞히는 사람은 이제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수탉의 존재이유는 겨우 종족보전의 수단 하나밖에 없지만, 암탉은 알을 낳는 아주 중요한 일을 한다. 인간사회에서도 남자가 하는 일은 점점 중요성이 감해지고 여성의 존재가 점점 역사의 중심 부위로 떠오르고 있다. 남성이 여성을 지배했던 수단 방법이 점차 구시대의 유물로 낙후되고 있는 것이다. 남성 쪽이 우월했던 것은 물리적인 체력과, 단순재생적인 기억이나 계산, 정보의 수집이나 조직 등 좌뇌 기능에 관한 것인데 이런 일들은 기계의 발달로 대치할 수 있다. 반면에 감각, 정서능력, 직관, 모성애적 돌봄의 본능 등 감성적인 역할은 기계가 대행하기 어렵다.?
(6)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 걷는 놈 뒤에 기는 놈 있다
전통적인 학교교육의 기본 방침은 경쟁에서 이기고 남들보다 앞서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성취동기를 고취하는 좋은 방법은 학생들 끼리 경쟁관계를 만들어 놓고 낙오자가 되면 학교 다니는 재미가 싹 가시도록 학생들을 다그친다. 생명체가 살아있다는 것은 경쟁관계에 얽혀든다는 것이니, 학교교육이 이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지만, 경쟁관계는 반드시 낙오자가 나오게 마련이고 낙오자는 쓰라린 패배감을 맛보아야 한다. 같이 달리는 주행자들 중에 앞서 달리는 사람만 볼 것이 아니라 자기보다 뒤쳐진 사람을 돌아보는 것은 정신건강상으로도 필요할 것 같다. 인생살이의 불가피한 스트레스를 피하고 인생을 즐기기를 권하는 것이요,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란 절대적인 원칙이 없음을 알려주는 지혜라고도 할 수 있다. 패배자에게는 백 마디 위로의 말보다?자기보다 더 불행한 사람이 있음을 뒤돌아보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이고 용기를 북돋는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7) 가다가 중지하면 아니 감만 못하리라 / 가다가 중지하면 간 것만큼 얻으리라
어디를 가다가 중도에서 멈추면 처음부터 출발하지 않은 것이 낫다는 말은, 인생의 여행길은 옳은 길 그른 길이 분명히 구별된다는 신념을 전제한 입장인데, 이는 인생에 대한 독단적이고 권위적인 판단을 경계하는 포스트모더니즘과 상충된다. 대학과정에서 전공을 바꾸거나 직업전선에서 업종을 바꾸거나 하면서 인생을 낭비한 것을 후회하는 사람을 가끔 보게 되는데, 만사를 해석함에 있어서 융통성과 여유로움이 엿보이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입장에서는 인생의 낭비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가다가 중지하고 돌아와도 뭔가가 얻는 것이 있을 것이요, 이런 경우에 무엇을 얻느냐 하는 것이야말로 그 사람의 포용력이요 지혜로움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8) 아는 길도 물어 가라 / 아는 길은 곧장 가라
'아는 길은 곧장 가라'고 함은, 자기가 아는 길이라면 남에게 물어볼 필요 없이 곧장 갈 일이지 남에게 물어본다고 해서 꼭 잘하는 일인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 경우, 중요한 것은 자기가 아는 길이라는 것이 얼마나 확실하느냐 하는 일이고, 내가 남에게 물어 볼 경우에 얼마나 진실을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느냐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세상에는 진실을 안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그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보느니 차라리 자기가 아는 것에 의존하는 게 낫다는 말이다.
인간역사에는 무엇이 진리인가를 놓고 논쟁이 계속 중인 문제가 너무 많은데 어떤 것이 옳은지 남에게 물어본다고 도움이 되겠느냐, 다분히 회의주의적인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옛날 속담으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를 패러디하여 '윗물이 맑다고 아랫물까지 맑겠나'라고 말하는 것도 비슷한 뜻이다. 윗물이 맑다는 말을 어찌 믿을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은 모든 권위적인 말이나 신념을 불신하는 입장이라 할 수 있다. 가짜뉴스가 난무하고, 쓸데없는 쓰레기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세상에서 공연히 아무에게나 물어보고 길을 갈 수 없는 세상인 것이다.?
(9)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 가는 말이 거칠어야 오는 말이 곱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전래의 속담도 일정 부분 진리를 말한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고운 말을 듣고서 감동하거나 예의범절에 대한 각성을 새롭게 할 경우에만 그럴 수 있으니,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가족 간이거나 친밀한 사람들 끼리처럼 상호간의 이해심과 동정심을 기대할 수 있는 사이라면 옛날 속담이 맞고, 지금처럼 생활공간이 친숙한 지인들 범위를 훌쩍 넘는 세계화의 방향으로 가고 있는 마당에는 예의 바른 인간관계를 기대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오늘날처럼 힘의 과시 여하가 국가 간의 전쟁과 평화를 결정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유화적인 인간관계의 효과에 대해 옛날과 같은 판단을 내릴 수 없을 것이다. 북한의 김정은이나 러시아의 푸틴 같은 사람에게 고운 말씨, 예의 바른 매너를 써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10) 호랑이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 호랑이굴에 들어가도 죽지만 않으면 산다
가만히 따져보면, 호랑이굴에 들어가서도 '죽지만 않으면 산다'는 말은 살아난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동의어 반복에 불과하다. 살아난 이유가 나타난 곳은 옛날 속담의 '정신 차리면'이 맞다. 그러나 옛날 속담의 이 부분도 사물의 인과관계를 나타낸 듯 하면서도 사실상 공허한 표현인 것은 마찬가지다. 공허한 말을 더 공허한 말로 받아치니까 재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진리를 말하는 듯 하면서도 사실은 공허한 말장난에 불과한 전통적인 사고의 관습을 패러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11) 고생 끝에 낙이 온다 / 고생 끝에 골병 든다
고생 끝에는 낙이 온다고 하지만, 꼭 그렇게 된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 인생무상이나 새옹지마로 알려진 세상살이의 진실이라 할 것이다. 낙이 오지는 않고 골병드는 미래를 내다볼 적에는 작더라도 지금 당장의 확실한 가능성을 즐기면서 살자는 것이 포스트모던적인 인생관이라 할 것이다. 한국 고전문학의 대표격인 춘향전은, 순간적인 향락을 물리치고 인고의 사랑과 정절을 택한다는 고답적인 애정관이지만, 이 같은 엄숙주의 원전原典은 우선 재미가 없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 요즘 세태일 것이다. 이몽룡의 애정 상대를 성춘향 대신에 향단이로 대치하든가, 성춘향의 애정 상대를 이몽룡 대신에 변학도로 대치하는 해학적인 신판 춘향전이 나오는 시대이다. 효녀 심청이 자기 아버지 심학규를 살리기 위해 인당수 푸른 물에 몸을 던지는 엄숙한 교훈극보다 간교한 뺑덕어멈과 익살꾼 심 봉사가 벌이는 웃자판 뺑파전이 관중의 박수를 받기도 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근대 합리론 철학의 선봉장 데카르트의 엄숙주의 명언을 여지없이 부정하는 패러디가 있다. '나는 생각하지 않는 곳에 존재하고,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생각한다'. 골치 아프게 생각하지 않아도 자기의 인생은 풍요롭고 즐겁다고 하는 말을 부정할 논리는 딱히 없다. 근대 서양철학의 태두 임마뉴엘 칸트의 유명한 명제, '형식 없는 내용은 맹목적이고, 내용 없는 형식은 공허하다'라는 표현도 보기 좋게 비틀어 버리고 산뜻한 새 옷을 입혀보니, 이 또한 멋있는 명구로 보인다. '사랑 없는 섹스는 맹목적이고 섹스 없는 사랑은 공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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