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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에 이어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도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수료 면제 정책을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와 은행 간 IRP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수료 면제 정책이 은행권에서도 '뉴노멀'이 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비대면 계좌 개설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한 IRP 고객에게 자산관리수수료와 운용관리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산·운용관리수수료는 IRP 고객이 퇴직연금 사업자에게 내는 비용으로, 1년에 1번 부과된다.
현재 하나은행의 비대면 계좌 개설 자산·운용관리수수료는 적립금 1억원 이상일 때 0.33 우리은행 대출금리 %, 1억원 미만일 때 0.35%다. 농협은행의 경우 적립금이 1억원 이상인 비대면 계좌 개설 고객에게는 0.35%, 1억원 미만 고객에게는 0.37%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하나·농협은행까지 IRP 수수료를 면제해주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모두 수수료 면제 정책을 시행하게 된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최근 연달아 해운대대신저축은행 IRP 수수료 면제 결정을 내렸다. 신한은행은 지난 15일부터 비대면으로 IRP 계좌에 가입한 뒤 퇴직금을 1억원 이상 입금한 고객을 대상으로 매년 부과하는 자산·운용관리수수료 0.33%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오는 10월 중 비대면으로 IRP를 가입하고 적립금이 5000만원 이상인 고객에게 기존 연 0.38%의 수수료를 전액 농협 전세금대출 면제해줄 예정이다. 적립금이 5000만원 미만인 고객에게도 기존 연 0.45%의 수수료를 0.20%로 인하한다. 우리은행은 2021년 9월부터 일찍이 IRP 계좌를 비대면 개설한 모든 고객에게 자산·운용관리수수료를 면제 조치했다.
은행권의 수수료 면제 결정은 IRP 주도권을 증권사에 빼앗기지 않기 위한 행보다. 올해 상반기 은행의 IRP 신용카드 모집인 적립금은 총 69조8238억원으로 전체 61.6%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64.0%에서 비중이 2.3%포인트(P)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증권사의 적립금 비중은 31.0%에서 33.7%로 확대됐다.
증권사로 옮겨타는 고객이 늘어난 이유는 수수료 면제 정책과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요 증권사들은 2021 대출가능한곳 년부터 IRP를 비대면으로 가입하는 고객에게 수수료를 전액 무료로 지원했다. 이로 인해 고객 입장에선 IRP 계좌를 은행이 아닌 증권사를 통해 개설할 유인이 커졌다.
증권사의 IRP 평균 수익률이 은행보다 높은 편이기도 하다. 은행의 올해 2분기 IRP 원리금 보장 상품 평균 수익률은 3.03%인 반면 증권사의 평균 수익률은 3.98%에 이른다. 원리금 비보장 상품 평균 수익률도 증권사가 6.44%로, 은행(6.40%)을 근소하게 앞선다. 지난해 11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되고부터는 중도 해지에 따른 손실 없이 계좌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수익률이 높은 증권사로 적립금 이전 속도가 더 빨라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수수료 면제 조치로 퇴직연금 자체의 수익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지만 퇴직연금은 핵심 고객을 오랫동안 록인할 수 있는 상품이라 고객을 빼앗기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은행 간 경쟁보다는 증권사와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수수료 면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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