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에서 밝힌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 로드맵’ 중 첫번째 거치형 단계인 비영리법인에 대한 디지털자산 거래 허용이 6월부터 진행됐습니다. 그리고 첫 사례는 국제구호 개발 비영리기구(NGO)인 월드비전이 보유한 0.55ETH의 업비트를 통한 매각으로 진행됐습니다. 업비트, 그리고 업비트와 실명계좌 계약을 체결한 케이뱅크는 월드비전의 코인 매각에 필요한 실명계좌 개설과 사용자확인(KYC) 등 관련 절차를 제공했으며 그 결과 신혼부부 디딤돌대출 월드비전이 0.55ETH를 매도해 원화 198만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매각 사례는 비영리법인에서 다양한 형태로 보유한 코인을 실명계좌를 보유한 국내 5대 코인 거래소를 통해 현금으로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월드비전을 필두로 여러 비영리법인들이 코인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후속 사례 건축허가신청 도 계속해서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두나무에서는 현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 등과도 가상자산 나눔 문화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빗썸 등에서도 관련 내용을 공지로 알리면서 법인 회원 유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당연히 비영리법인에서도 코인의 현금화가 가능해진 만큼 기부 수단을 코인까지 확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가장 주효한 기부수단은 계좌이체입니다. 이는 매달 일정 금액을 기부하기가 간편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이와 별개로 일회성 기부를 받기 위해서는 가상계죄이체 또는 신용카드 등이 사용됩니다. 이제 여기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과 같은 코인의 지갑 주소를 병행해서 기부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죠. 복잡한 지갑 주소 대신 QR코드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두나무와 사랑의열매가 논의하는 가상자산 나눔 문화 활성화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캠페인 진행이 될수도 있겠습니다.
제도 정비에는 시간 더 필요 하지만 비영리법인의 코인 기부 현금화 허용이라는 하나의 조치로 코인 기부에 대한 모든 과정이 일단락됐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아직 모든 관련 규제가 명확하게 정비되지 않았거든요. 대표적인 것이 코인 기부의 세금 공제 여부입니다.
이번 매각 허용으로 비영리법인은 기부받은 코인을 현금으로 바꿔 여러 기부 활동에 사용할 수 있게 됐지만 정작 기부한 사람에게는 다른 기부와 동일한 혜택이 지원되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현재 기부금은 다양한 형태로 세금 공제 혜택이 제공되는데요. 이는 주로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받아 진행됩니다. 하지만 가상자산 기부의 경우 영수증이 어떻게 발급되는지 규정돼 있지 않습니다. 또한 현금 기준으로 된 공제율도 가상자산일 경우 어떻게 적용되는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런 부분이 모두 정비되어야 코인 기부의 실효성이 올라갈 것입니다. 또 비영리법인에게 허용된 코인 거래가 단지 매도 뿐인 것도 추가 정비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비영리법인 내부적으로 코인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데 다른 코인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일괄적으로 매도, 그것도 현금을 대상으로 하는 매도만이 허용됐기 때문에 비영리법인의 운신의 폭이 매우 줄어듭니다. 코인을 이용한 다양한 기부 활동과 그와 연관된 다른 서비스 등을 새롭게 개발하고 수행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죠. 이밖에 코인 기부에 대한 악용 사례도 주의해야 합니다. 이제 코인 기부가 가능함이 대중적으로 알려졌다는 점을 악용해 유명 비영리법인을 사칭하거나 비영리법인을 일회성으로 등록한 뒤 코인을 기부받고 잠적하는 사례도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거든요. 기부의 편리함 만큼이나 신뢰할 수 있는 기부처를 확인하는 것도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블록체인의 장점이 투명성인만큼 기술이 주는 혜택으로 기부가 더 풍성해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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