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뒤바뀐 후 첫 명절 연휴를 맞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일 추석 민심 잡기 경쟁을 펼쳤다. 양당 모두 민생에 방점을 찍었지만 그 방향성은 달랐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서울 용산역에 총출동했다. 용산역은 호남선의 기점으로 호남 귀성객들이 많아 민주당이 찾는 대표적 귀성 인사 장소다. ‘더불어 풍요로운 한가위’라고 적힌 어깨 띠를 맨 정 대표는 “지난 설은 내란 때문에 불안하고 우울한 명절을 보냈을텐데 올 추석은 종합주가지수도 높아지고 있고, 대한민국 국격도 높아지고 있고, 국정도 많이 안정되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 추석은 내란을 극복하고 내란의 먹구름이 점점 걷히고 있어 국민도 밝게 웃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릴온라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인사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반면 국민의힘은 과거 지도부가 찾았던 서울역 대신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당 지도
릴게임골드몽 부는 이날 서울 동대문구 동백꽃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했다. 명절을 앞두고 송편빚기를 자처한 장 대표는 직접 소매를 걷어붙이고 송 원내대표와 번갈아 가며 떡메를 쳤다. 장 대표는 “오늘 마침 노인의 날인데 송편을 빚어서 어르신 대접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따뜻해진다”며 “지금 나라가 어렵고 경제가 어렵지만 더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송편을 빚었다”고 했다.
무료충전야마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일 서울 동대문구 동백꽃 노인복지관을 찾아 본인이 빚은 송편을 어르신에게 먹여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는 민생 현안을 놓고는 신경전을 벌였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
정책테마주 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검찰청 폐지와 관련해 “추석 귀향길에 ‘검찰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라디오 뉴스를 들을 수 있게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게 돼 개인적으로도 기쁘다”며 “이는 오롯이 국민 여러분과 이재명 대통령 덕분”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국민주권 시대에 걸맞은 당원주권 시대를 열기 위한 1인 1표 전당원투표제 등 당
단타동호회 헌·당규 개정도 차질 없이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또 최근 김건희특검에 파견된 검사들이 집단 복귀를 요청한 것과 관련해 “검찰 개혁에 저항하고 있다”며 “검찰개혁의 마무리 작업, 사법개혁안, 가짜 조작정보로부터 국민 피해를 구제하는 개혁도 추석 연휴 이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일 서울 동대문구 동백꽃 노인복지관을 찾아 송편을 빚기 위해 떡메를 치고 있다. 뉴스1
이에 대해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 대표가 추석 밥상에 검찰청 폐지 뉴스를 올리겠다고 했었다. 이재명 정권의 무능과 폭주, 독재를 알리는 소식이 너무 많아 국민의 추석 상다리가 무너질 판”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를 비롯해 대미 관세 협상, 김현지 대통령실 부속실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조목조목 언급한 송 원내대표는 “온갖 나쁜 소식으로 추석 밥상이 가득 찼다”고 날을 세웠다.
송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의 ‘특정 종교인 당비 대납 의혹’에 대해서도 “김민석 국무총리가 사전선거 운동을 했다는 정황이 나온 것”이라며 “사실이라면 대한민국 국기를 흔드는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추석연휴를 앞둔 2일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인사를 하던 중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및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과거 산업 재해로 양팔을 잃은 몽골 출신 이주노동자 오기나 씨의 충북 청주 자택을 찾아 면담을 진행했다. 우 의장은 “한 사람의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비용 절감이 생명을 위협하는 현실로 인해 발생한 사고여서 매우 안타깝다”며 “국회의장으로서 또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큰 책임감을 갖고 산재 피해에 대한 보상 범위 확대와 안정적인 체류 방안 등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오기나 씨는 지난 2019년 태양광 설비와 전신주를 연결하는 업무를 하던 중 고압 전류에 감전돼 두 팔을 잃었다. 이런 사연은 최근 한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주목 받았다.
김규태 기자 kim.gyut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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