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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우린 사골 하나, 열 신상 안 부럽다"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최근 시승한 볼보자동차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C60'을 한마디로 요약한 말이다.
현재 판매 중인 XC60은 2017년 나온 2세대를 기반으로 2021년 한 차례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을 거쳤다. 페이스 리프트에서도 범퍼 디자인이 바뀐 점을 제외하면 외관상 눈에 띄는 변화를 체감하기 힘들었다. 이런 이유로 XC60은 대표적인 '사골' 모델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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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중형 수입 SUV 중 2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한 테슬라 '모델 Y'와 메르세데스-벤츠 'GLC'가 2020년과 2022년에 데뷔한 점을 감안하면 2017년생 노장 XC60의 상위권 사수는 '잘 우린 사골'이란 평가를 받을 만하다. XC60 선전에 힘입어 볼보차는 2년 연속 수입차 브종목별주식시세
랜드 4위에 올랐다.
볼보자동차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C60' 후면부 모습. 2025.04.21/뉴스1 김성식 기자
외관은 다른 볼보차 모델들과 동일하게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LED 헤드라이트가 전신화창조
면부에 적용됐다. 직사각형 모양의 라디에이터와 그 사이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크롬바는 그 위에 달린 로고를 가리더라도 한눈에 이 차가 볼보차임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후면의 테일 램프는 'ㄴ'자 모양이 좌우 대칭을 이뤄 안정감을 더했다. 9년째 공도에서 보고 있지만 이 차가 질리지 않는 이유는 데뷔 때부터 '완성형' 디자인을 갖췄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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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는 브랜드의 고향 스웨덴을 닮아 군더더기 없는 스칸디나비아 감성으로 꾸며졌다. 천연 우드와 가죽이 적절하게 가미된 대시보드 정중앙에 9인치 세로형 센터 디스플레이가 반듯하게 자리 잡았다. 센터패시아에는 비상등과 공조, 음향 등 꼭 필요한 버튼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모두 디스플레이를 통해 조절하게 했다. 기어노브는 투명한 오레포스 크리스털을아남정보기술 주식
사용해 보기에 고급스러울 뿐만 아니라 그립감 역시 훌륭했다.
볼보자동차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C60' 측면부 모습. 2025.04.21/뉴스1 김성식 기자
'티맵'에 AI비서 '아리아'까지 기본…'바워스 앤 윌킨스' 스피커, 입체감 넘쳐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은 국산차 못지않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보통 수입차를 타면 투박한 그림의 내장 내비게이션과 어색한 한글 사용자인터페이스(UI) 때문에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를 통해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XC60의 인포테인먼트는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운영체계(OS)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다.
또한 내비게이션으로는 '티맵'(TMAP)이 기본 탑재됐다. 볼보차가 한국 시장을 위해 300억 원을 투자, 티맵모빌리티와 관련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공동 개발했다. 티맵은 물론 인공지능(AI) 서비스 '누구'(NUGU)와 음악 플랫폼 '플로'(FLO) 등을 즐길 수 있다. 2024년식부터는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2.0 업데이트로 실시간 신호등 정보, 3D 지도까지 제공된다.
볼보자동차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C60' 1열 대시보드 모습. 2025.04.21/뉴스1 김성식 기자
볼보차의 AI 음성비서 '아리아'는 한국어 인식 능력이 훌륭했다. 운전 중 아리아를 부른 뒤 'KBS 쿨FM'을 틀어달라고 요청하자 라디오 주파수를 자동으로 맞춰줬다. 이 외에도 실내 온도, 열선 시트, 이오나이저 제어, 내비게이션 목적지 설정, 스마트폰에 저장된 연락처로 전화, 문자 보내기 등이 아리아를 통해 가능하다. 물리 버튼이 줄어 디스플레이를 만질 일이 잦아졌는데, 운전 중에는 아리아에 요청하면 전방 주시를 게을리하지 않아도 된다.
아울러 영국 프리미엄 스피커 바워스 앤 윌킨스가 들어가 '콘서트 같은 음질'을 운전 중에도 즐길 수 있었다. 아주 낮은 저음과 타악기 소리도 입체감 있게 전달해 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에스파의 '위플래쉬'를 들을 때 속도감 넘치는 베이스와 하우스 비트가 바워스 앤 윌킨스 스피커를 넘어 온몸에 쿵쿵 전달됐다.
볼보자동차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C60' 실내 모습. 2025.04.21/뉴스1 김성식 기자
연비 11.8㎞, 높이려면 'PHEV 트림' 선택…2차 페이스리프트 큰 변화 없을 듯
주행감은 전통적인 내연기관에 가까웠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B6 AWD 울트라 브라이트' 트림으로 48V 배터리가 들어가긴 하지만, 통상의 하이브리드와 달리 모터가 구동계를 직접 움직이지는 않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출발·가속 시에만 엔진 동력을 보조해 연료 효율을 소폭 개선한다.
이날 서울과 대전 왕복 360㎞를 평균 시속 50㎞로 주행했는데 리터당 11.8㎞의 연비가 나왔다. 더욱 극적인 연비 향상을 원한다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트림인 T8 AWD 울트라 브라이트를 선택하는 게 좋을 듯하다. 또한 엔진음과 엔진 떨림도 느낄 수 있어 전기차의 무감각한 주행감을 싫어하는 차주에게 적합해 보인다.
안전의 대명사 볼보차답게 각종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은 기본으로 장착됐다. 고속도로에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켜자 차선 유지 보조와 스티어링 어시스트 기능이 자동으로 활성화됐다. 옆 차가 갑작스럽게 끼어들 때 차량이 자동으로 제동했다. 고속도로 램프 구간에서도 차선을 명확하게 인식해 스티어링휠이 알아서 각도를 조절했다.
지난 2월 공개된 볼보자동차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C60' 2세대 2차 페이스리프트 모델 전면부(볼보차 홈페이지 갈무리).
XC60은 2차 페이스리프트를 앞두고 있다. 지난 2월 볼보차 글로벌 본사가 공개한 외관 이미지에 따르면 라디에이터 그릴과 윈도 몰딩에 쓰였던 크롬이 매트 블랙으로 변경되고, 센터 디스플레이가 11.2인치로 늘어났다. 이런 점을 제외하면 1차 페이스리프트 때와 마찬가지로 큰 변화를 체감하기 힘들어 보인다.
너무 잦은 외관 변화에 내 차가 구형처럼 보이는 것을 견디기 힘든 소비자라면 지금의 XC60을 선택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겠다.
지난 2월 공개된 볼보자동차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C60' 2세대 2차 페이스리프트 모델 센터패시아(볼보차 홈페이지 갈무리).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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