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10년 만에 이란과의 핵 협상을 재개한 가운데, 이번에는 양측 모두 쉽게 협상 테이블을 떠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 나라 모두 이번 협상을 통해 갑갑한 상황을 타개해야 하는 임무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이란과 미국 모두 서로에 대한 불신이 높지만 둘 다 19일 진행될 고위급 회담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이유가 있다"며 "특히 이란의 취약한 경제 상황 교보생명 전세자금대출 때문에 이들은 협상 테이블에 계속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현재 이란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란 중앙은행에 따르면 3월 식품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1%나 올랐고, 전체적인 물가상승률은 30%를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이들의 일자리는 부족한데 빈부격차는 극심하다. 이란 중부 도시 시라즈에 사는 러쉬앤캐쉬 이자 한 남성은 WSJ에 "통화 가치가 폭락하고 물가가 상승하면서 얼마 안 되는 가진 돈이 빠르게 가치를 잃고 있다"며 "돈이 얼음처럼 매우 빨리 녹는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란 테헤란의 구미국 대사관 건물 근처에 그려진 '반미' 의미를 담은 벽화 앞으로 12일 시민들이 걷고 솔로몬캐피탈 있다. 테헤란=EPA 연합뉴스
이란의 경제 위기는 오랫동안 누적된 제재의 결과다.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이란 간 핵합의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뒤 최대 압박 전략을 내세워 광범위한 제재를 가했다. 이는 바이든 정부에서도 이어졌고, 그 대학생대출이자 결과 이란의 경제는 서서히 위축돼 갔다. 현재 비교적 부유한 수도 테헤란 주민들마저 쌀과 빵 등 필수재를 사기 위해 정부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의약품을 몰래 내다 팔고 있는 상황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이처럼 불안한 이란의 경제 상황은 정치적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라흐바르)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올해 86세 공동담보등기 로 지병을 앓고 있다. 군사력도 예전 같지 않다. 이란이 지원하고 있는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에 약해졌고, 가까운 동맹국이었던 시리아는 올해 초 정권교체에 성공하면서 이란과의 연결고리가 사실상 끊어졌다. 이란 정부는 소요 사태까지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러 전쟁, 가자지구 등 진전 없어 미국도 답답 미국도 상황이 답답한 것은 마찬가지다. 취임 전부터 약속했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 종식은 요원하고, 가자지구를 둘러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도 협상이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평화 중재자'란 명성을 얻고자 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체면이 서려면 이란 핵 합의라도 성공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이번 협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이란은 제재 완화를 통해 경제 침체를 막을 수 있게 되고,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첫 가시적 외교 성과를 내놓을 수 있게 된다. 다만 10년간 멈췄던 대화가 순순히 풀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서로에 대한 본질적 불신 때문이다. 자바드 살레히-이스파하니 버지니아공대 경제학과 교수는 WSJ에 "테헤란이 큰 변화를 약속할지는 의문"이라며 "이란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작은 경제적 양보만을 얻어낸 뒤 시간을 끌며 미국의 요구 조건을 조금씩 깎아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조회 : 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