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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상승세가 매섭다. 지난 4월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여파로 2300 아래로 떨어졌던 코스피 지수는 이미 3000을 넘어 6월24일 3100을 찍었다. 4000을 돌파하는 것도 불가능한 게 아니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거버넌스 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며 외국인도 돌아오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40조원가량을 팔아치우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5월부터 순매수한 금액만 6조원에 달한다.
눈에 띄는 집단이 또 있으니 바로 2030 투자자들이다. 이들이 주로 찾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의 주식 관련 게시판에는 이 대통령과 여당을 긍정 평가하는 글이 부쩍 늘어났다. 이 대통령이 주식시장 부양에 강한 의지를 보인황금성게임랜드
다는 점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도 6월23일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를 출범하며 상법 개정안 신속 처리 의지를 보였다. '코스피 5000'은 2030세대를 여권 지지층으로 끌어들이는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까.
2030세대의 진보진영 이탈은 비단 남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대선에서 20대 이하 여성의 35.6%, 30대 여인터넷증권투자
성의 40.5%가 김문수·이준석 등 범보수 후보에게 표를 줬다. 2022년 대선에서는 20대 이하 여성 33.8%, 30대 여성의 43.8%가 국민의힘에 투표했다. 당시 대선이 남녀 대결 구도로 흘렀음에도 청년 여성들은 보수 정당에 역대 가장 많은 표를 줬다.
이재명 대통령침과대단
이 6월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회에 진출하자마자 벼락거지 된 세대
전통적으로 진보적 성향이 강했던 청년 세대가 진보진영에서 이탈한 요인은 복합적이다. 페미니즘 정책 기조가 24일상한가
2030 남성층의 진보 이탈을 초래했다면, 부동산은 여성들까지도 상당 부분 돌아서게 한 원인이 됐다. 집값이 두 배로 뛰면서 졸지에 '벼락거지'로 전락해 버렸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의 단기 급등은 기존 주택 보유자들에겐 행운이다. 하지만 사회에 막 진출한 청년 세대에게 이보다 큰 재앙은 없다. 보금자리를 구하지 못하니 결혼·출산도 늦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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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와 달리 4050세대가 여권을 강하게 지지하는 건 이런 데서 비롯되는 측면도 있다. 실제로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2019~22년 2030 청년층과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순자산 격차는 이전보다 44% 더 벌어졌다. 상대적으로 주택 보유자가 많았던 중·장년층 자산이 증가하면서다. 청년들 앞에는 높아진 주거비 청구서가 놓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청년층 순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2017년 31.6%에서 2022년 39.0%로 상승했다. 전월세 보증금 대출이 늘어난 탓이다. 같은 기간 중·장년층의 부채비율은 25.4%에서 23.0%로 하락했다.
폭등하는 집값을 바라만 볼 순 없었던 청년들은 '패닉 바잉(Panic Buying)'에 나섰다. 자신이 가진 모든 자원을 끌어모아 부동산을 매입했다. 그럴 여력이 없던 청년들은 가상화폐 시장으로 향했다. 지금 기회를 놓친다면 자산 격차를 영영 따라잡지 못할 거라는 공포 심리가 그와 같은 고위험 투자를 부추겼다. 청년들이 한탕 기질이 강해 가상화폐에 투자한다는 건 절반의 진실이다. 만일 이들에게 5억원에서 10억원쯤 되는 돈을 놓고 부동산과 가상화폐 중 어디에 투자할지 묻는다면 대다수가 부동산을 택할 것이다. 그런데 부모의 손을 빌리지 않는 한, 평범한 20~30대가 영혼을 끌어모으더라도 부동산을 산다는 건 쉽지 않다. 주식 투자를 하자니 국내 증시는 영 미덥지 못하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두 개뿐. 그게 바로 가상화폐와 미국 주식이었다.
2021년 여름, 코스피는 단기적으로 3300을 돌파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에 유동성 자금이 공급되며 부동산은 물론 국내외 주식이 폭등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국내 주식 열풍은 오래가지 못했다. 주식 가격이 오르자, 한국 증시의 고질적 병폐들이 속출했다.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잘나가는 자회사를 쪼개 상장하는가 하면 필요성을 이해하기 어려운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일들이 반복됐다. 주식시장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기업들이 상장됐다.?
만성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좀비기업을 청산하는 일은 별로 없었다. 기업들이 아무리 높은 실적을 거둬도 그만큼 주식 수가 늘어나니 지수가 박스권에 갇히는 건 당연했다. 2002년부터 2024년까지 코스피와 나스닥의 시가총액 규모는 각각 7.7배, 8.7배 증가했다. 그 기간에 나스닥 지수는 무려 15배 가까이 상승했다. 코스피는 겨우 4배 정도 오르는 데 그쳤다.
증시 부양에 이 대통령 명운도 달려 있어
미국으로의 엑소더스를 멈추기 위해, 윤석열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천명했다. 그런데 정작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거버넌스 개혁은 기업 자율에 맡겼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동안에도 기업들의 불공정 합병, 부실 공시, 유상증자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상법 개정 요구가 빗발쳤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회가 1차로 통과시킨 상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 사건들에서 알 수 있듯, 2030 투자자들이 "국장(한국 증시) 탈출은 지능 순"이라며 한국 증시를 경멸했던 이유는 단지 주가가 오르지 않아서가 아니다.
시장에서 비상식적인 일들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시정되지 않는 현실에 대한 분노가 미국행 연료가 되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일정으로 한국거래소를 찾아 "주식을 부동산에 버금가는 대체투자 수단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사실 이건 이 대통령 자신의 명운이 걸린 일이기도 하다. 그는 5개 재판을 받는 중이다. 비록 대통령이 되어 중단되긴 했지만, 임기 말이 되면 "언제 다시 재판받을 것이냐"는 여론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그때를 대비해서라도 그는 임기 말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번 정부에선 민생회복지원금을 비롯한 복지지출의 확대가 예상된다. 시장에 돈이 풀리면 자산 가격도 상승하게 마련이다. 문제는 그 돈들이 어디로 향하느냐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국내 주식시장은 한때 활황을 이뤘다. 하지만 돈의 종착지는 결국 부동산이었다. 집을 보유하지 못한 집단의 고통과 박탈감이 고조됐다. 이게 핵심 지지 기반의 민심 이반으로 이어졌다. 서울 부동산 시장은 벌써 꿈틀거리고 있다. 진보 정권이 집권하면 집값이 상승한다는 '부동산 불패 신화'는 견고하다. 반대로 주식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해선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사람이 많다. 이 대통령은 주식시장이 신뢰를 회복해 대체투자 수단으로 인정받고, 그로 인해 기업 투자가 늘어나는 경제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수 있을까. 현재의 청년층 여론 지형은 그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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