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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서남단에 위치한 전남 무안은 서쪽으로 220㎞의 리아스식 해안을 따라 바다와 접해 있고 동쪽으로는 호남 문화의 젖줄인 영산강을 품고 있다. 이에 무안 여행 코스는 크게 서해와 영산강으로 나눠 잡을 수 있다. 바다 코스에는 황토갯벌랜드와 홀통·조금나루·톱머리 등 해변이, 영산강 주변에는 느러지, 식영정, 회산백련지 등이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무안이 자랑하는 광활한 갯벌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아직 덜 알려진 봉수산이다. 삼향면에 있는 봉수산은 정상 부근이 돌로 이뤄져 있어 눈에 띈다. 정상에 오르면 압도적인 전 국민은행저축은행 망을 보여 준다. 목포 시내와 서해 섬들을 환상적인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옛날 조상들이 운용했던 봉수대도 자리한다.
일반적인 들머리는 두 곳이다. 초의선사유적지와 삼향농공단지다. 초의선사유적지 뒷산으로 오르면 짧지만 제법 가파르고 삼향농공단지 등산로는 다소 완만하지만 좀 더 길다.
초의선사유적지 마지막에 산으로 일반계산 이어지는 길이 있다. 안내판에 0.8㎞로 적혀 있다. 중간에 체육공원을 지난다. 삼향농공단지 방면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이다. 이어 가파른 철계단을 오르면 정상이다. 20분이면 도착한다.
봉수산 정상에서 보는 일몰은 황홀하다. 특히 썰물 시간에 맞춰 가면 황금빛으로 물든 넓은 갯벌과 S자 물길을 만날 수 있다. 갯벌 위에 점점이 박힌 대학교취업지원 작은 섬들이 징검다리 같다.
‘갯벌의 고장’ 무안에서 해제면 일대에 펼쳐져 있는 황토갯벌을 빼놓을 수 없다. 맞은편 함평군 사이로 147.6㎢에 달하는 무안갯벌은 생태적·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습지보호지역’ 제1호, ‘람사르 습지’, ‘갯벌 도립공원’ 제1호로 지정됐다.
총면적 42㎢의 갯벌랜드는 국내 최대 규모 갯 sh국민임대 벌 테마파크다. 과학·전시관, 갯벌체험장, 캠핑장 등이 펼쳐져 있다. 갯벌 위 산책로를 걸으면 게·망둥이 등 그 속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을 만날 수 있다.
무안 바다에 갯벌이 있다면 땅에는 연꽃 바다가 있다. 여름이 무르익는 이맘때 찾으면 특별한 향기를 느껴볼 수 있는 일로읍 복용리 회산백련지다.
회산백련지는 1933년 일 한국장학재단소득연계상환 제강점기에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축조한 저수지였다. 1955년 인근 마을에 살던 정수동씨는 열두 마리 학이 저수지에 내려앉는 꿈을 꾼 뒤 연뿌리 12주를 저수지 가장자리에 심고 정성껏 가꾸면서 백련지로 변모했다.
회산백련지 일대에 날이 밝고 있다. 가운데 수상 유리온실 내 카페에서 싱그러운 식물을 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
1981년 영산강하굿둑 완공 이후 수량이 줄어들어 저수지 기능을 상실하고 ‘연 방죽’으로 방치되면서 연꽃이 불어났다. 이름대로 백련이 가장 많다. 백련은 꽃송이가 크고 탐스러울 뿐 아니라 꽃 색깔이 발그레한 홍련과 달리 뿌리가 매우 굵어 식용으로도 유용하게 쓰인다.
꽃을 보려면 아침이 좋다. 새벽이슬을 머금은 연꽃은 더없이 아름답다. 백련은 9월까지 하나가 피고 지면 다른 하나가 순차적으로 핀다. 백련지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구름다리와 돌다리는 연꽃을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다. 백련지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도 있다. 녹색과 흰색이 조화를 이루는 풍경이 마음에 스며든다.
인근 광암리에는 양버들길이 지난해 봄에 조성됐다. 폐선로 부지를 따라 1.7㎞ 구간에 6~7m 높이의 양버들나무와 팽나무 등이 2열 종대로 도열해 있다. 파란 하늘을 꿰뚫을 기세로 쭉쭉 뻗은 모습이 시원하다.
양버들은 미루나무와 닮았지만 다르다. 미루나무는 가지가 사방으로 퍼져 부채꼴을 이루며 잎이 가로 보다 세로가 길지만, 양버들은 싸리비 모양으로 자라고 잎의 가로·세로 길이가 비슷하다.
과거 옹기를 실어내던 석정포 공원 내 조형물.
백련지에서 강변을 따라 상류로 올라가면 석정포에 조성 된 공원을 만난다. 손가락 세 개로 옹기를 받친 조형물이 눈에 띈다. 이곳에서 생산된 옹기가 돛배에 실려 나간 역사를 알리는 상징물이다.
영산강이 크게 휘감아 돌아가는 몽탄면 느러지마을.
영산강은 몽탄면 일대에서 오메가(Ω) 모양으로 휘감아 돈다. ‘느러지’ 또는 ‘곡강’(曲江)으로 불린다. 강 건너 나주시 동강면에 조성된 전망대에서 보면 한반도 형상이다.
영산강 풍경을 보기 좋은 곳은 식영정(息營亭)이다. 한호 임연(1589~1648)이 1630년 강학과 휴식을 위해 지은 정자다. 정자 주변으로 수령 500년이 넘는 팽나무와 푸조나무, 배롱나무 등이 감싸고 있어 푸른 강물과 함께 여유로운 풍취를 자랑한다.
여행메모
내비에 ‘광암리 630-5’ 양버들길
낙지·돼지짚불구이·장어… 별미
하늘을 향해 시원스럽게 키를 키운 양버들.
수도권에서 무안의 서쪽 바다에 간다면 서해안고속도로와 무안광주고속도로를 이용하면 편하다. 무안황토갯벌랜드에는 가족 모임을 위한 방갈로와 함께 오토캠핑장·카라반사이트도 있다. 회산백련지는 서해안고속도로 일로나들목에서 가깝다. 백련지 주변에 캠핑장, 야외 물놀이장 등이 마련돼 있다. 양버들길은 '광암리 630-5'를 찾으면 된다.
봉수산 들머리인 초의선사유적지에는 꽤 넓은 무료주차장과 깨끗한 화장실이 있다. 유적지 바로 앞에 오래된 음향기기 등이 많이 있는 카페에서 휴식을 취해도 좋다. 서양화가 오승우의 작품이 전시된 군립 무안오승우미술관도 지역 문화예술이 살아 있는 현장으로 찾아볼 만하다. 소나무숲과 모래해변, 갯벌이 한데 어우러진 홀통해변도 들러볼 만하다. 잔잔한 파도와 사방에서 부는 해풍으로 윈드서핑 적지로 인기다.
무안의 먹거리로 낙지가 손에 꼽힌다. 가을이 제철이지만 여름에도 그 깊은 맛을 볼 수 있다. 꼬치에 꿰어 통째로 구운 낙지호롱이 입맛을 돋운다. 몽탄면 사창리에서는 돼지짚불구이가 별미다. 짚불에 석쇠로 순식간에 구워낸 돼지 삼겹살을 칠게장, 양파김치에 싸 먹는 삼합이다.
몽탄면 명산리는 장어구이로 유명하다. 영산강 하류 갯벌에서 나는 장어는 단백질과 비타민이 다량 함유된 건강식품이다.
무안=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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