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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8-2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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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로운 경제생활'은 CBS가 국내 최초로 '기후'와 '경제'를 접목한 경제 유튜브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의 대표 기후경제학자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와 함께합니다. CBS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경제연구실'에 매주 월/화/수 오후 9시 업로드됩니다. 아래 녹취는 일부 내용으로, 전체 내용은 '경제연구실' 채널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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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종호> 장기간 침체를 겪던 2차 전지가 점차 살아나고 있는데요. 오늘은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와 함께 이 반등의 이유와 전망에 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한병 부산저축은행 사태 화> 안녕하십니까?
◆ 홍종호> 최근 2차 전지 업종이 일제히 급등세를 보입니다. 언론에서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을 꼽는데요. 하나는 ESS, 즉 에너지 저장 장치 수요가 확대됐다는 거고 또 하나는 리튬 가격이 올랐다는 것이죠. 이사님은 이 분석을 어떻게 보십니까?
◇ 한병화> 맞습니다. 하나 덧붙이면 유럽 전기차 판매 실 아주저축은행 적이 좋다는 것입니다. 총 세 가지 요소죠. 사실 그동안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ESS를 별로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ESS도 배터리 수요의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기존에는 전체 EV 시장이 100이라면 ESS는 약 10% 수준에 불과해 크게 중요하지 않은 시장으로 봤었는데요. 이제 전기차 수요는 좀 줄어든 반면 ESS 수요는 예상보다 훨씬 더 늘고 있어 소액대출사업 서 우리 업체들도 ESS 쪽으로 눈을 돌린 것이고요.
◆ 홍종호> ESS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는 건 업계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와 설치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으로 볼 수 있겠죠.
◇ 한병화> 맞습니다. ESS가 보통 풍력, 태양광 발전과 붙는데 특히 태양광에 많이 붙습니다. 태양광의 전력 생산 시간이 신용회복위원회 대출 짧기 때문입니다. 태양광 설치량이 전 세계에서 압도적으로 늘어났잖아요. 지붕 위에 설치한 것들은 통계에 잘 안 잡히는데도, 작년에만 600GW(기가와트) 혹은 700GW 정도의 전기를 생산했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1년에 600GW의 태양광이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 ESS 시장의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저변이 확산하는 거거든요.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2022년에 시작해서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태양광이 폭증했기 때문에 후행해서 ESS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거고요.
특히 이번 ESS 증가에서 중요한 부분은 미국 시장의 변화입니다. 미국 ESS 시장 규모가 10GWh(기가와트시) 정도 된 게 몇 년 안 되거든요. 그전에는 사실 존재감이 없었던 시장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50GWh 정도 될 것 같고 매년 꾸준하게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 홍종호> 지금 미국에서 트럼프가 화석연료 시대로의 회귀를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여전히 태양광이 압도적으로 설치되고 있다고 이해하면 되는 거죠?
◇ 한병화> 트럼프가 그런 얘기와 정책을 아무리 쏟아내도, 대안이 없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IRA가 무력화되면서 OBBBA(One Big Beautiful Bill Act,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가 확정됐죠. 그에 따르면 2027년 말까지 완공을 하거나 2026년 7월 4일까지 착공을 하면 재생에너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과거 IRA보다 조건이 확 약화한 거죠.
지난 금요일에 트럼프가 내놓은 착공 조건도 트럼프가 훼손시켰거든요. 미국에서 13여 년간 이어져온 기존 착공 조건은 전체 투자액의 5%를 지출했다는 걸 증명만 하면 되는 거였어요. 착공을 인정받고 나면 4년 안에 완공하면 되고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 5% 룰을 빼버렸어요. 무조건 물리적 형태가 있는 작업을 해야 착공으로 본다는 거죠. 풍력단지의 경우 삽을 떠서 건물 아래 기초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 홍종호> 공정이 일어나야 한다는 거군요.
◇ 한병화> 태양광의 경우 모듈을 올릴 수 있는 랙을 설치해야 합니다. 조건이 훨씬 까다로워진 거죠. 그런데 그렇게 바뀌는 와중에도 못 건드린 게 있어요. 그중 핵심이 소급 적용을 못한 겁니다. 만약 소급 적용을 하면 미국에 전력난이 일어나겠죠. 두 번째는, 지붕형 태양광, 1.5MW(메가와트) 이하의 태양광에 대해서는 이 5% 룰을 그대로 적용하도록 한 것입니다.
그 말은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지금 미국에서 AI로 인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것을 맞추기 위한 에너지원이 천연가스와 원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거죠. 천연가스는 병목 현상 때문에 지금 주문해도 2030년이 넘어야 신규 건설이 됩니다. 원전은 10년 이상이 걸리고요. 그러니까 대안이 풍력, 태양광밖에 없는 겁니다. 특히 급증하고 있는 태양광에 대해서는 조건에 있어 여유를 조금 두면서 지난 금요일에 미국 태양광 관련주들이 폭등했거든요. 현실이 이렇다 보니 태양광이 많이 늘면 늘수록 ESS 설치가 느는 거죠.
◆ 홍종호> 수요도 자연스럽게 느는군요.
◇ 한병화> 또 재미있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ESS에 대해서는 제한을 거의 안 둡니다. ESS에 대해서는 몇 년까지 무엇을 해라는 조건을 내걸지 않고, 2032년까지 유지되는 기존 IRA의 조건과 동일한 흐름을 따르고 있습니다. 미국의 ESS 시장이 과거에는 전기차 시장 대비 10%에서 많아야 15% 정도의 비중이었는데, 아마 올해부터는 50% 이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앞으로 내년 정도까지는 약간 정체기일 거거든요. 보조금을 9월 말 기준으로 없애기 때문에요. 그런데 ESS는 더 성장하기 때문에, 내년에는 배터리 시장에서 ESS의 비중이 60%에서 70%까지 올라갈 겁니다. 다만 중국산 이용을 막는 여러 장치들이 도입돼 있어요. OBBBA안도 내년부터 비중국산 비중이 60% 이상이어야 보조금을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한 그 비중이 매년 5%씩 올라가게 설계가 돼 있어요.
현재 미국의 ESS는 다 중국판이거든요. 테슬라를 비롯한 ESS 설치 사업자들이 중국의 싼 LFP 배터리로 다 건설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 업체들이 전부 한국 배터리 업체들과 계약 진행 중에 있습니다. LG라든지 삼성SDI 등 일부 업체는 고객들을 상당 부분 확보했고요. 그래서 이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큰 거죠.
◆ 홍종호> 결국 미국 시장에 태양광 발 ESS 특수가 생겨날 거라는 거군요.
◇ 한병화> 기본이죠. 당분간 미국의 ESS 시장은 한국 배터리 업체들에는 매우 큰 시장이 될 수 있습니다.
◆ 홍종호> 리튬 가격 얘기를 좀 해주시죠.
◇ 한병화> 리튬 가격은 때마다 달라요. 이 가격이 높거나 낮아서 좋을 때도 있고 또 어떤 때는 중간 정도 좋을 때도 있었습니다. 불과 3년 전쯤에 리튬이 천장 없이 올라갈 때, 그 고점에 오르기 전까지는 주가 대비 굉장히 좋았어요. 그런데 고점을 딱 치고서부터는 더 이상 관련주들이 못 올랐죠. 왜냐하면 부담된다는 거죠. 리튬 가격이 너무 올라가면 배터리 가격을 낮출 수 없어서 전기차 수요에 독으로 작용할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 뒤로 수직 폭락했어요. 소재마다 다르지만, 리튬에 연동된 것 중 많이 빠진 것은 10분의 1 이상으로 토막 나기도 했어요.
◆ 홍종호> 전기차 캐즘과 관련된 겁니까?
◇ 한병화> 그렇죠. 그런데 많은 분이 캐즘이라고 하지만 저는 캐즘이 아니라고 그러죠. 정책적인 후퇴였어요. 특히 유럽의 정책적인 후퇴인데요. 보조금을 주다가 갑자기 뚝 끊어버린다든지 하는 식이었죠. 그 영향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리튬 가격이 폭락했죠.
중국 CATL 기준으로 볼게요. CATL은 중국의 이춘이라는 지역에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리튬 광산을 가지고 있거든요. CATL이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채굴하는 데 10만 위안 정도 되면 BP(손익분기점) 정도 된다고 얘기를 해요. 탄산리튬을 제련하는 광구 생산 가격의 고점이 매우 높았는데 정확한 기억은 안 나지만 대략 수십만 위안이었어요. 그런데 그게 6만 위안까지 떨어졌었어요.
그러다 최근 중국 정부가 공급 과잉이 심하다면서 개입하기 시작했죠. 과거에도 중국 정부가 여러 차례 개입했지만 구두로 끝나는 케이스들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직접 광구 생산을 중단시켜 버렸어요. 채굴 허가권의 만기일 더 연장하지 않고 끝내는 방식으로요. 그러다 보니까 그날 중국에서 거래되는 리튬 선물 가격들이 상한가를 갔죠. 그 뒤로 지금까지 계속 강세입니다.
오늘 들어오기 직전에 보니까 8만 위안 중반 정도까지 온 것 같아요. 6만 위안에서 8만 위안 중반까지 온 거면 비율상으로 굉장히 많이 상승했잖아요. 이렇게 지금은 리튬 가격이 좀 상승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너무 손실이 큰 상태라서요. 밸류 업체 중 배터리 셀을 만드는 업체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소재와 관련한 업체들은 전부 아주 큰 적자가 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죠. 배터리 리튬 가격이 9만에서 10만 위안 정도에서 어느 정도 움직여 주는 건 괜찮습니다. 그 이상 올라가면 배터리의 가격을 올려야 하는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요. 지금은 너무 과도하게 떨어진 것이 정상화되는 국면인 거예요. 배터리를 주문해야 하는 자동차 업체들 입장에서 봤을 땐 가격이 계속 침체해 있으면 늦게 사면 늦게 살수록 좋지 않습니까? 배터리 가격과 소재의 가격은 연동이 돼 있거든요.
◆ 홍종호>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면 수요를 미룬다는 얘기죠?
◇ 한병화> 주문을 늦게 넣고 재고 쌓는 걸 미루는 거죠. 그런데 가격이 오를 것 같고, 특히 의미 있게 오를 것 같다면 빨리 주문하죠. 2021년, 2022년에 그랬거든요. 그때 업체들 실적이 엄청 좋았는데 그 실적은 실제로 팔리는 차로 인한 것이기도 했지만, 자동차 업체들이 리튬 가격이 오르고 있으니 재고를 쌓아놓으려는 데서 오는 수요도 꽤 많이 있었어요. 가격이 정상화된다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수요가 오르는 거죠.
◆ 홍종호> 결국 중국 내 리튬 공급의 직접적인 규제가 2차 전지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에는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실적의 개선을 가져올 수 있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거군요.
◇ 한병화> 실적 개선을 가져오는 출발점이 될 수 있죠. 올해보다는 내년에 업체들의 실적이 좀 더 개선될 것 같고. 저는 2027년은 별로 걱정 안 해요. 왜냐하면 2027년부터는 한국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들이 유럽에서도 미국에서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아집니다. 계약상으로 그렇게 돼 있거든요. 사실 올해하고 내년이 보릿고개였는데 이런 부분들이 ESS랑 리튬 가격의 상승으로 어느 정도 희망이 보이고 있거든요. 특히 중국이 10월에 4중전회가 있는데 거기서 관련 내용이 주요한 정책 중 하나로 나올 것 같아요. 중국은 그동안 자국 내 엄청난 수요를 바탕으로 과도하게 모든 것들을 육성하죠.
◆ 홍종호> 2차 전지도 그렇고 태양광도 그렇고 전기차도 그렇죠.
◇ 한병화> 모든 면에서 다 그렇습니다. 그렇게 해서 낮아진 가격으로 세계 시장에 수출하는데요. 어떻게 보면 얌체 같은 짓이죠. 근데 그게 이제 한계에 부딪힌 겁니다. 왜냐하면 무역 장벽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서 자기들밖에 못하는 그 일도 어려움을 겪고 있고요.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중국 경기가 안 좋다는 데 있습니다. 실제로 나오는 지표보다 경기가 훨씬 더 안 좋거든요. 세계에서 유일하게 디플레이션을 걱정하는 국가가 중국인데, 그 디플레이션을 막아야 하겠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아무리 재정 투입을 해도 업체들이 서로 경쟁 때문에 단가를 낮추니까 정책 효과가 안 나온단 말이죠. 그래서 저는 이번 건이 일회적인 게 아니고 구조적인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정부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방향을 바꾸는 전환점이 시작된 것 같다는 겁니다.
◆ 홍종호> 중국 내에서도 청정 산업으로 경쟁하는 기업 중 살아남을 기업만 살아남도록 하는 정책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거군요.
◇ 한병화> 네. 그게 중장기적으로 중국에도 좋은 방향일 것 같고요. 글로벌 중국의 공급 과잉을 다 받아줘야 하는 다른 국가들한테도 윈윈이 될 수 있는 거죠.
◆ 홍종호> 초반에 말씀하시면서 2차 전지 급등의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하셨는데요. 유럽의 전기차 시장은 미국과 달리 앞으로 호조가 기대된다고 하셨는데 그 이야기 좀 해주시죠.
◇ 한병화> 제가 2022년, 2023년부터 계속 캐즘이 아니라 배터리 버블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EU의 전기차 판매 성장이 급감하면서부터였어요. 작년에는 급기야 소폭 역성장을 했죠. 독일이나 프랑스 등 많은 국가가 주던 보조금들을 뚝 끊은 것입니다. 2023년, 2024년까지 안 좋았는데 이게 다시 재가동되기 시작했어요. CO2 배출 규제가 올해부터 시작이 된 것입니다.
물론 원래 계획보다는 좀 낮아졌어요. 연 단위로 CO2 배출에 대해 벌금을 물어야 하는데 이걸 2025, 2026, 2027년, 이 3년 동안 평균을 내서 2027년 말에 물기로 한 것입니다. 어쨌든 규제의 총량은 변하지 않은 거죠. 그래서 유럽의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출시를 많이 확대했죠.
특히 3만 유로 이하의 중저가 전기차 출시를 많이 늘리면서 판매가 확산하고 있고요. 그러면서 독일, 프랑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자동차를 많이 파는 국가들이 전기차에 대해 구매 보조금 또는 지원 제도를 다시 들여왔어요. 프랑스는 9월부터 시작입니다. 제가 연초에 보고서를 낼 때 올해 유럽의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16% 정도 성장할 거라고 봤었거든요. 그래서 상황이 변화된다고 봤었는데 현재 추세로는 거의 30%에 육박할 것 같아요.
◆ 홍종호> 상당하군요.
◇ 한병화> 네. 상당합니다. 작년 전기차 판매량이 295만 대 정도 됐습니다. 그게 16%에서 30%로 더 는다면, 14에서 15% 정도 더 늘어나는 거잖아요. 그러면 전기차 판매량이 제 예상보다 40만 대에서 50만 대 정도 더 늘어나는 거죠. 미국의 전기차 판매 감소 폭을 상쇄할 수 있는 양입니다. 이제 어느 정도 수요의 저점은 확인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년엔 EU의 CO2 배출 규제에 대한 압박이 더 세지잖아요. 2년밖에 안 남았으니까요. 그러면 판매되는 전기차의 절대적인 수량이 훨씬 더 늘어나겠죠.
◆ 홍종호> 전 세계적인 태양광 급등과 관련한 ESS 수요의 증가와 유럽에서 전기차의 판매 증가 등 시장 여건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국내 2차 전지 업체들이 앞으로 EV와 ESS 중 어느 것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까요? 투자의 비중을 어디에 두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 한병화> 원래 우리 업체들은 중고가 전기차에 집중한다는 전략이었어요. 그래서 우리 업체들이 LFP 배터리를 도외시했습니다. 그런데 그 전략이 잘못된 거죠. 중저가 전기차들이 확산하지 않으면 전기차 시대가 오지 않으니까요. 그러다 시장에서 중저가 전기차와 우리 업체들이 집중해 온 삼원계 배터리보다 더 낮은 LFP 배터리가 대세로 떠오른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이제 업체들이 전부 LFP 배터리 생산에 뛰어들죠. LG처럼 빠른 업체들은 이미 시작했습니다. ESS가 대부분 LFP거든요. 업체들이 전략을 그쪽으로 확장한 거죠. 그동안은 중국을 무시하고 있다가 완전히 당해서 이제는 해야겠다고 결정한 겁니다.
그리고 LFP보다 주행 거리가 조금 더 길고 단가는 비슷한 리튬망간리치, 즉 LMR 배터리가 있어요. 그 다음엔 전고체 배터리가 있죠. 지금 한국 업체들이 이런 배터리들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LFP에 대응을 못 해서 완전히 망가진 한국 업체들이 이제 좀 정신을 차린 거거든요. EV니, ESS니 하는 배터리들이 계속 늘어나게 될 거예요. 로봇이나 UAM(도심항공교통) 등에도 배터리들이 들어갈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수요가 늘어나는 거고요. 한국 업체들이 옛날에는 백화점에서만 팔다가 이제는 좌판을 깐 듯 모든 것을 다 한다는 거죠. 투자자들한테는 그래야지 좀 컨센서스가 형성되는 거죠.
◆ 홍종호> 그렇습니다. 이재명 정부 얘기 하나만 더 여쭤볼게요. 정부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거기에 반도체 2차 전지 산업 혁신 내용도 들어가 있어요. 구체적으로 정부가 어떤 걸 해주겠다는 겁니까?
◇ 한병화> 아직 그 세부 과제 사항들이 전혀 밝혀지지 않아서 알 수 없는데요. 이번에 발표된 국정 과제 안에 에너지 고속도로를 깔고 ESS를 많이 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태양광을 많이 늘린다고 가정하면 국내 ESS 시장도 무시할 수 없거든요. 이미 산업부가 3.2GW를 두고 입찰을 한번 했었고요. 제가 봤을 때 매년 5, 6GWh 이상의 ESS를 꼬박꼬박 설치해야 할 것 같아요. 배터리에 대한 정책들이 나온다면 우선 과거부터 준비해 온 고도화하는 방향이 있을 듯합니다.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전고체 배터리라든지 차세대 배터리 쪽에 정부가 직접 R&D 투자를 많이 해서, 국내에서 테스트베드를 만들어 해외 시장을 선점하기로 하는 것이죠. 아마 이와 더불어 ESS 설치 확대 이렇게 두 가지가 포함되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산업부에서는 생산세액공제를 준비하고 있죠. 생산세액공제를 반도체 부문에서는 더 확대하고 배터리 쪽은 새로 도입하자는 이야기가 지금 논의되고 있습니다.
◆ 홍종호> 한국판 IRA를 해야 한다는 얘기죠?
◇ 한병화> 그렇죠. 그걸 해야 하는데 세수가 부족해서 고민하고 계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근데 이 부분은 빨리하지 않으면 실기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다른 부분들을 조금 낮추더라도 한국판 IRA 도입은 빨리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 홍종호>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여쭤보겠습니다. 우리나라 국민 사이에 재생에너지도 좋고 ESS도 좋지만 이게 다 중국산으로 도배되는 건 싫다는 정서가 많이 있잖아요. 앞으로 국내에서 재생에너지와 ESS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이 증대되는 한국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그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 한병화> 그것은 이번 산업부의 ESS 입찰 과정에서 확연하게 드러났어요. 현 정부는 지난 윤석열 정부와 다른 자세를 보였습니다. 이번 입찰에 CATL을 비롯한 중국의 많은 업체들이 준비하고 출사표를 던졌는데 실제로 중국 업체들은 입찰에 참여도 못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안에 굉장히 다양한 장벽들을 마련해 두었거든요.
한국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것부터 시작해 AS라든지 한국에서의 R&D 기여도라든지 보이지 않는 많은 장벽을 입찰 규정에다 넣어놨어요. 그러면서 중국업체들이 다 탈락했고, 한국의 배터리 셀 업체들, LG에너지솔루션하고 삼성SDI가 받았습니다.
원래 LG에너지솔루션이 절반 정도 받고 삼성SDI가 절반 정도 받는 게 컨센서스였거든요. 근데 대부분 다 삼성SDI가 받았어요. 왜냐하면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난징에 자기 공장을 두고 거기서 배터리 셀을 가지고 왔거든요. 현 정부가 한국 업체들을 중심으로 할 것이라는 메세지를 국민에게 정확하게 주는 거죠. 어쩔 수 없이 한국에서 제조하지 못하는 부분은 당연히 중국에서 수입해 올 수도 있겠죠. 한국 업체 중 중국을 제외하고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에 있는 업체들은 당연히 우대하는 게 맞죠.
그건 풍력이나 태양광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그런 전략을 세밀하게 짜고 있는 중이라 알고 있고요. 일부 보수 언론들이 얘기하듯 에너지 전환해 봤자 중국 업체들만 좋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이야기입니다. 미국, 중국, 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가 자국이 잘하는 밸류체인이나 업체들은 우대하는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와서 WTO 위반이라 하는 건 지금 상황과 맞지 않습니다. 이제 국내 업체들 위주의 성장 전략이 에너지 전환 부분에서는 확연해질 것입니다.
◆ 홍종호> 이런 식으로 정부가 화이트리스트를 만드는 전략이 유효할 때 우리나라 업체들이 빨리 품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얼른 힘을 발휘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한병화> 항상 중국이 문제죠. 그나마 트럼프 시대에 들어와서 좋은 건 중국에 견제 장치를 다는 데에 대한 국제적인 동의가 확실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 홍종호>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 한병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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