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일보서 오래전부터 쓰던 표현, 최근 유시민이 사용하며 널리 유포 '재래식 화장실' 연상시키며 기성언론·레거시미디어 대체 표현으로 부상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 지난 13일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 '토요토론' 특집방송에 출연한 유시민 작가. 사진=노무현재단 유튜브 갈무리



'재래식 언론'이란 표현이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주류 언론, 기성 언론, 전통 언론, 올드 미디어, 레거시 미디어 등 바다이야기2 을 대체하는 표현으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최근 사용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17일엔 이재명 대통령도 업무보고 자리에서 “재래식 언론”이란 표현을 썼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 5일 한 토론회에서 대통령실과 여권 관계자들에게 “우리가 하는 모든 통화, 모든 메시지가 모두 도청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한국릴게임 “모든 재래식 언론 기자들에게 다 들어간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남국 전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이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인사청탁 성격의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난 사건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유 전 이사장은 이후에도 '재래식 언론'이란 표현을 계속 사용했다. 지난 13일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 바다이야기다운로드 '토요토론'에서는 자신이 '재래식 언론'이란 표현을 쓴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유 전 이사장은 “레거시미디어, 올드미디어라는 말로는 민주공화국에서 활동하는 언론사가 이 체제에 대한 충성을 가지지 않는 문제에 대해 얘기하기 어려워 재래식 언론이라고 하는 것”이라며 재래시장이 현대화 사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재래식 언론'의 현대화가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사이다쿨 12월 기준으로 주요 신문사 지면에 '재래식 언론'이란 표현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지난 10일자 문화일보가 <도청이냐 취재 대상이냐…“의원 휴대전화 화면도 공적영역”>이란 기사에서 유 전 이사장 발언을 인용한 것이 유일하다. 반면 유튜브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재래식 언론'이란 표현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유 바다이야기고래출현 전 이사장은 '재래'가 안 좋은 말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이미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혹자는 '재래식 화장실'에 비유하면서 현실적인 이유로 남아있긴 하지만 곧 없어져야 할 대상으로 풀이했다. 정준희 미디어인문학교 '해시칼리지' 원장도 지난 13일 '토요토론' 방송에서 유 전 이사장의 '재래식 언론' 표현에 대해 “이분은 어쩜 이렇게 정확한 말로 기분을 나쁘게 만들까”라고 말했다.



▲ '그것은 알기싫다'(왼쪽 위),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오른쪽 두 이미지), 오마이TV(왼쪽 아래) 유튜브 영상 썸네일. 모두 재래언론, 재래식 언론이란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최경영TV'에서 최경영 기자는 “(재래식 언론에 대해) 뭐가 연상된다”고 하자 함께 출연한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는 “재래식 화장실을 연상하게 하는데 냄새나고 구린 것이라 빨리 없애야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레거시 미디어는 우리가 지키고 고수해나갈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래식이 나쁜 말은 아니고 재래식 언론과 레거시 미디어의 뜻은 같다”면서도 '재래식 언론'이란 말이 기성 언론에 대한 부정적 효과를 가져온다고 봤다. 한 전직 언론인은 SNS에 '푸세식 언론'이 연상된다는 글을 쓰기도 했다.

유튜브에선 '재래식 언론'이란 표현이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다. 지난 12일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는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출연했는데 이날 주요 일간지에 통일교 광고가 실린 것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장윤선 기자가 “기사로 안 되니까 광고로 바른다. 1면 하단 통광고가 가장 비싸다”며 “(통일교가) 개인(윤영호)의 일탈이라고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신 의원은 “대체로 1면 하단통, 한겨레는 3면 하단 통으로 광고가 실렸다”며 “언론사 입장에서는 그게 돈”이라고 말했다. '장윤선의 취재편의점' 측은 해당 대목을 편집한 약 2분짜리 영상 제목을 <기사로 안 되니 광고로 발랐다!!...통일교, 재래식 언론 1면 하단 싹쓸이!! (ft.신장식 장윤선)>라고 지었다.



▲ 지난 12일자 경향신문, 동아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1면과 한겨레 3면. 하단에 통일교 광고가 실려있다



다만 하나로 묶일 수 없는 수많은 언론사를 '재래식 언론'이란 단어로 묶어 폄하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게 타당하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9일 유튜브 채널 '윤성은의 모닝엔터'에 출연한 김완 한겨레 기자는 “민주당 일각이나 지식인들이 보편적 언론에 대한 혐오·냉소로 가는 건 위험하다”며 “언론을 선별해서 좋은 언론을 많이 소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설파해야 원하는 미디어 환경이 되는데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 관점으로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22년 3월30일자 딴지일보 만평



'재래식 언론'이란 표현이 최근 널리 퍼졌지만 딴지일보에서는 오래 전부터 여러 필진들이 이 표현을 사용해왔다. 딴지일보 홈페이지를 보면 2000년 1월9일자 글에서부터 '재래식 언론'이란 용어를 확인할 수 있다. 2000년대 초반에 자주 사용됐고, 이후에는 종종 등장했다.

2022년 3월에는 '재래식 언론'이란 제목의 만평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해 9월25일자 <미디어 장벽 해체 시대: 전 세계 유튜버가 한국말로 영상을 제작한다면?>이란 글에서는 9월20일 자 노무현재단 유튜브에서 유 전 이사장과 김어준씨가 출연한 영상을 리뷰하며 '재래식 지상파' '재래식 미디어' '재래식 방송' 등 표현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