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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10-11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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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알선정보 그래픽=정수경 기자 jung.suekyoung@joins.com
단기유동자금 비율만 놓고 스마트폰 개통 보면 부동산을 사려고 준비하는 자금은 많지 않은데, 서울 아파트값은 계속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엇박자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 서울을 비롯한 특정 지역으로 돈이 몰리는 ‘지역 편식’, 그것도 아파트에만 쏠리는 ‘아파트 편식’ 현상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 주택 거래량 가운데 77%가량이 아파트로 역대 최대치였다. 아파트 여자 직장 실거래가는 올해 들어 7월까지 서울 위주로 급상승(7.7%)했다. 반면 단독주택, 다세대 주택, 토지, 상가 등 대부분 부동산 시장은 활기를 띠지 않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극단적인 차별화 현상을 보면서 돈의 양이 아니라 돈의 방향이 중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PIR 즉,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도 과거와는 다 국민연금연체금 르게 움직인다. 일반적으로 집값이 오르면 PIR은 높아지는 게 상식인데, 최근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서울 KB아파트 담보대출 PIR은 10.6이다. 최고치를 찍었던 2021년 2분기(14.8)는 물론 지난해 4분기(11.4)보다도 많이 낮아진 것이다. 4년 전만 해도 한 푼도 쓰지 않고 15년 가까이 모아야 서울 아파트를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10년 6개월로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사이 서울 아파트값이 껑충 뛰어 PIR이 줄었다는 것을 체감하기 어렵다. 이 통계수치는 KB국민은행에서 실행된 아파트 담보대출에서 실제 거래가격과 가계소득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된 지수다. PIR이 낮아진 것은 분자인 아파트 가격 상승 폭보다 분모인 가구소득의 증가 폭이 가팔랐다는 뜻이다. 아마도 고소득 맞벌이 부부가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많이 사다 보니 착시현상이 나타난 게 아닌가 싶다. 요즘 서울 강남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한강 벨트 고가 아파트로 30·40대의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몰리고 있다. 경기지역도 2021년 4분기 PIR은 11.4에 달했으나 올 2분기에는 8.7로 낮아졌다. 수도권 역시 서울과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동산 시장에선 정부가 보낸 ‘신호’를 다르게 받아들일 때도 잦다. 정부는 9·7 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 가구의 주택을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계획대로 추진한다면 주택시장에 메가톤급 물량 공세가 될 수 있다. 전국 주택 재고의 6.8%, 아파트만 놓고 보면 10.4%에 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집권 초기에 나온 공급 확대책이어서 정책 추진력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정부의 공급 계획 발표는 사실상 시장에 ‘공급이 대폭 늘어나니 지금은 집을 사지 말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대책 발표 이후 아파트값은 오히려 치솟고 있다. 시장 참여자가 정책 신호를 액면 그대로가 아닌 자기 관점에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전체 시장의 관점보다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왜곡·굴절된 방식으로 수용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현행 청약 규정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공공분양은 신혼부부·생애최초 등 특별공급이 전체의 75%를 차지한다. 따라서 일반공급 청약자는 남은 소수 물량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게다가 과거 청약예·부금 가입자는 공공분양에 아예 신청할 수 없고, 무주택자라 해도 자산이나 소득 기준을 넘으면 당첨이 어렵다. 결국 일정 수준의 구매력을 가진 이들에게 공공분양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많이 이들이 공공분양을 기대하기보다 기존 주택 매수로 눈을 돌린다. 공급 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핵심지역 아파트값이 오르는 것은 이러한 ‘신호의 이기적 수용’이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책 효과는 그 자체보다 시장 참여자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미분양 문제. 주택시장의 흐름을 진단하는 잣대로 미분양 통계가 자주 쓰인다. 하지만 아파트값은 오르는 데도 미분양이 증가하거나 정체하는 곳도 적지 않다. 가령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는데도 불구하고 미분양 주택은 되레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 서울 미분양은 1106가구로 지난해 말 957가구보다 15.5% 증가했다. 공급 과잉의 신호인 미분양과 매매시장이 역주행하는 것이다. 부산 지역 미분양도 8월 7146가구로 지난해 말 4720가구보다 51.4% 급증했다. 한 달 전(5573가구)에 비해서도 많이 늘어난 것이다. 그렇지만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부산 아파트 실거래가는 6월부터 연속 2개월 동안 상승(1.1%)했다. 지방 미분양의 핵심 원인은 분양가가 비싸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은 분양가를 할인해도 기존 아파트 가격보다 비싼 경우가 많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지방은 기존 아파트값이 회복된 뒤 미분양이 단계적으로 해소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아파트 시장과 미분양을 구분해서 접근해야 제대로 시장 흐름을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은 단일 지표로 설명할 수 없다. 시장은 여러 변수가 동시에 얽혀 만들어내는 거대한 변주곡에 가깝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지표 뒤에 숨어 있는 사람들의 심리,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변덕스러운 듯 보이지만 나름의 질서를 갖춘 이 시장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것은 열린 사고와 유연한 시선이다. 이것이야말로 불확실성의 시대, 부동산 시장을 읽는 가장 중요한 태도일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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