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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개봉된 영화 《인디아나 존스》 4편에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나온다. 주인공인 인디아나는 청년 머트를 만나 여정을 함께하다 그가 학교를 그만두고 오토바이 수리공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는 청년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야지, 남들의 시선은 상관없어"라고 말한다. 이후 영화가 전개되면서 인디아나는 머트가 옛 연인이 낳은 자신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자 그의 태도가 바로 돌변한다. 돌아가서 학교를 졸업하게 할 거라고 아들에게 강압적으로 말한 것이다. 왜 말이 달라졌냐는 아들의 반론에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땐 내가 네 아버지가 아니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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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8일 서울 시내 한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채용 공고 게시판 앞이 썰렁하게 비어있다. ⓒ뉴시스


구직활동 않고 그냥 쉬는 청년 44만3000명
최근 '쉬었음 청년' 문제가 대두되면서 이 사회의 미래를 걱정하는 기성세대의 시각 안에도 이 같은 이중적 관점이 존재한갤럭시S2증권사
다. 산업계는 구인난에 아우성인데 구직자들은 힘든 일을 기피하는 현상에 혀를 차는 게 대승적인 염려이고, 내 자식은 대학까지 보내놓았으니 이름 대면 알 만한 번듯한 회사에서 정장 입고 일하면 좋겠다는 게 부모의 바람이다. 그런 바람은 사교육에 독보적으로 많은 투자를 하는 우리 사회의 부모들에게 강하게 나타나며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자녀들에게 전달된다. 이주식잘하는법
렇게, 4년 전 유엔 무역개발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선진국으로 분류된 이 나라의 개인들은 선진국 특성인 저성장 기조와 급격한 산업구조 재편에 휩쓸려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쉬었음 청년'이란 학생이나 주부가 아니면서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막연히 쉬고 있는 15~29세 인구를 의미한다. 최근 통계청에서 2024년 기준 이런 인구가 릴게임다운로드
청년 중 44만3000명이나 된다는 내용을 공개하면서 사회 전반에 충격을 안겼다. 국가 부도 사태로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던 시기조차 뛰어넘는 수치다. 이것이 간헐적인 아르바이트 등 최소한의 경제활동을 하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인구도 제외한, 진정 아무 일도 할 의지가 없는 인구라는 점까지 새삼 알게 된 이들은 더 충격을 받는다. 이전까지 우리가 '백수'라고대가들의투자비법
부르던 청년들 대다수는 알바생이나 특정 직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한창 나이에 일하기를 포기하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보통 과거 일본에서 먼저 나타나 '히키코모리'라는 명칭을 빌려 부르던 '고립 청년' 혹은 '은둔 청년'을 연상하게 된다. 하지만 '쉬었음 청년'은 그보다 넓은 개념이다. 집 밖에 나가 사람을 만나거나 취미활동을 하는 등 일상을 유지하면서도 여기에 포함되는 인구가 더 많다. 이들은 그저 일터로 나가기 싫을 뿐이다.
이런 인구가 늘어나는 현상에 대한 여러 전문가의 해석은 결국 한 가지로 모아진다.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런 일을 하는 것보다 차라리 일을 하지 않고 소비도 안 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이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들을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일반적인 시각은 분명하다. 다 자란 성인이 뭐라도 해서 자신을 부양하는 게 당연한데 요즘 청년들이 너무 나약하다고 말이다. 사실 현재의 중년 세대라면 비슷한 조건에서 쉬기보다는 일을 선택할 확률이 더 높기는 하다. 인간의 노동력을 재료로 고도성장을 이뤄낸 시기에는 견디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역치가 높았다. 실제로 그 시절 청년기를 보낸 중년들이 여전히 쉬지 못하며 첫 직업에서 은퇴한 후 비숙련 노동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자식을 대하는 인디아나 존스가 더 이상 시대의 담론을 말하는 세련된 어른일 수 없었듯, 변한 세상에서 자식을 키우는 부모로서의 개인은 자못 다른 태도를 가지게 된다. '나는 견뎠지만 내 아이는 견디게 하고 싶지 않은 환경'이라는 게 있는 것이다. 양육 과정에서 그 어떤 문화권보다 강한 애착 관계를 보이는 우리 사회의 부모는 그런 환경을 견딜 필요가 없는 사람으로 길러낸다. 문제는 그 나쁜 환경이 다른 집 아이도 견딜 수 없는 환경이라는 걸 인식하려 들지 않는 현장의 어른들이 '쉬었음'에 한몫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용 유연성 떨어지는 채용시장도 원인
'쉬었음 청년'들의 면모를 좀 더 들여다보면 그들이 마냥 편한 게 좋아서 구직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들의 70%는 일을 한 경험이 있는 이탈 인구다. 마음 편하게 쉬는 것도 아니며 언젠가 일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들이 이탈하지 않을 만한 '좋은 일자리'라는 것의 기준도 예상과는 다르다.
화장실이 더럽고 냉난방을 제대로 하지 않는 열악한 업무 환경, 사적 심부름을 강압하는 분위기, 직장 내 괴롭힘, 이 모든 것을 견디는 대가로 받는 최저시급 이하의 급여가 이들에게 쉽사리 돌아갈 수 없는 나쁜 기억을 준다. 대기업, 고액 연봉 같은 희소한 조건에 대한 선망이 아니다.
한편, 통계로 드러나지 않는 현장의 목소리들은 고용 유연성이 떨어지는 우리 사회의 채용시장에서도 원인을 찾는다. 채용 후 업무 적합성이 떨어진다는 걸 알게 되어도 사실상 해고가 불가능하다. 권고사직은 우리 사회 분위기에서 개인에게도 큰 충격이지만 사 측의 리스크와 손해도 크다. 위로금을 얹어주어야 하고 실업급여 수급 요건도 마련해 주어야 하는데, 이는 고용보험료율 상승으로 이어진다. 근로자 입장에서도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자발적 퇴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번아웃이 올 때까지 버티는 경우가 많다. 자발적 퇴사로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출산이나 직장 내 괴롭힘 등 뚜렷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사 측에서는 자리에 맞지 않는 직원을 채용했을 때 그가 지쳐 스스로 퇴사할 때까지 방치하게 되고, 같은 상황에서 근로자 본인은 이후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없을 만큼 나쁜 경험을 하는 경우가 생긴다. 우리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개선해온 제도의 명암을 보게 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런 곤란을 앞서 겪은 프랑스가 방향을 선회해 고용 유연성을 제고해 관련 지표를 개선한 선례나 미국 다음으로 고용 유연성이 높지만 안전망이 강력해 재진입이 쉬운 북유럽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
팬데믹 이후 부쩍 위축된 경제 상황 때문에 기업들은 고용에 더 방어적이고 계약직 등 나쁜 일자리만 내놓고 있다. 그나마 필요한 인력은 경력직으로 채우는 상황이다. 구직에 지쳐 포기하거나 사회에 첫발을 잘못 디뎠다가 무기력에 빠진 청년들을 세상에 다시 나오게 하기 위해, 또 미래에 사회에 나올 이들이 절망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이 사회의 중년 세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생각이 깊어진다. 그것은 최소한 지금 늘어나고 있는 현상처럼 은퇴 시기를 넘긴 부모 세대가 무기력에 빠져 쉬고 있는 자식 세대 대신 일하며 부양하는 건 아닐 것이다.?



남인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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