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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9일 경남 거제시 일운면 지심도. 거주자라고는 7가구 10명이 전부인 작은 섬이 아침부터 들썩였다. 뭍에서나 열리던 결혼식을 섬에서, 그것도 세 쌍이나 동시에 올린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새벽잠도 설쳤다. 그저 낙도를 찾아준 게 고마워 장수레를 끌고 나와 선착장부터 식이 열리는 섬 정상까지 하객을 실어 나르는 이도 있었다. 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재진(49)씨는 "연고도 없는 사람들이 지심도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니 고마울 따름"이라며 "일단 사람들이 오면 커피 한 잔이라도 더 팔리지 않겠느냐"고 웃었다.
    야외에 마 대구현대스위스 련된 결혼식장은 소박했다. 커다란 소나무와 동백나무를 배경으로, 바닥에는 흰 천과 꽃잎이 깔린 것이 전부였다. 반짝이는 샹들리에나 호화로운 장식은 없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주인공은 더 빛나는 듯했다. 신부 최유정(41)씨는 "배를 타야하는 등 각종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할 만큼 아늑한 분위기에서 서로에게만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유로스톡스50 울산에서 관광차 섬에 들렀다 자연스레 하객이 된 최윤희(58)씨는 "섬에서 결혼식을 하는 것 자체가 낭만적인 데다 허례허식도 없어 인상 깊었다"며 "곧 아들 결혼을 앞두고 있고, 밑으로 딸도 둘 있는데 이런 결혼식이라면 더 의미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심도 비행기 활주 국민은행 새희망홀씨 서류 로 .왕태석 선임기자





    특화 섬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경남도는 지심도 중앙에 있는 500m 길이 활주로를 신랑·신부 행진길(버진로드)로 활용해 결혼식 특화 섬으로 조성했다. 거제=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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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심도는 섬 절반 이상을 동백나무가 뒤덮고 있어 '동백섬'으로도 불린다. 동백이 피는 계절이 아니어서 이날 결혼식은 푸른 소나무를 배경으로 진행됐다. 거제=박은경 기자


    이날 결혼식은 경남도가 각 섬이 지닌 고유 자원을 상가대출 살려 자생력을 갖추도록 하는 '특화 섬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지심도는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500m 길이 활주로를 신랑·신부 행진길(버진로드)로 활용하는 웨딩섬으로 조성됐다.
    지심도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지형이 마음 심(心) 자를 닮아 '오로지 마음(지심·只心)'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섬 절반 이상을 동백나무가 뒤덮어 '동백섬'으로도 불리는데, 때마침 동백꽃 꽃말도 '영원한 사랑'이니 결혼식 장소로 제법 그럴듯하다.
    당장은 경남도가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비부부를 모집하고 요트 투어를 포함한 식비도 전액 무료로 지원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주민 주도 자립형 사업으로 전환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송영훈 경남도 어촌발전과장은 "지심도에 있는 옛 국방과학연구소 건물을 리모델링(새 단장)해 신부 대기실 등의 공간으로 쓰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면서 "꼭 결혼식을 하지 않더라도 '웨딩섬'이라는 차별화된 이미지를 부각해 결혼식 사진 촬영이나 기념 행사 장소로 활성화하고, 주민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해 소득 증대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심도에서 결혼식을 마친 뒤 요트 투어를 하는 모습. 경남도 제공


    한국섬진흥원에 따르면 경남 지역 섬 거주 인구는 2018년 33만6,616명에서 2023년 30만6,544명으로 3만 명이 줄어 전국 유인섬 중 감소 규모가 가장 컸다. 같은 기간 도내 전체 인구 감소율(3.1%)과 비교해도 3배(8.9%)가량 높다. 경남이 섬 특화사업을 내세워 지역 활력 회복에 나선 이유다.
    벌써 효과가 눈에 띄는 곳도 있다. 물메기에서 영화제로 더 유명해진 통영 추도가 그렇다. 경성대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동녘필름 대표인 전수일 영화감독이 2020년 제자를 만나러 왔다가 정착한 것을 계기로, 2022년부터 매년 주민들이 섬영화제를 열고 있다.
    1인당 10만 원만 내면 10여 편이 넘는 영화 관람은 물론 왕복 배편에 2박 3일 숙식까지 제공해 인기다. 지난달 26~28일 열린 올해 영화제에는 사흘간 400여 명이 다녀갔다. 대항·미조·샛개·물개마을 중 사람이 살지 않는 물개마을에 이어 한 가구만 남아 인구 소멸 위기에 처했던 샛개마을은 영화제 주무대가 되면서 정주 인구가 열 가구로 늘었다. 이상훈 경남도 해양수산국장은 "섬은 사람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삶의 터전이자 미래 자산"이라며 "각 섬이 가진 경쟁력과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지속 가능한 모델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경남 통영시 산양읍 추도에서 섬 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사흘간 열린 영화제에는 총 400여 명이 다녀갔다. 경남도 제공


    거제=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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