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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 누군지는 잊어 사람들이 말엔 말도 긴장된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북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연립·오피스텔) 모습. [연합뉴스]


<글쓴이주> ‘돈’은 우리 삶과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편리한 도구, 거래 수단일 뿐이지만 돈에 울고 웃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마냥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돈’에 대한 허물이 벗겨지는 순간 경제에 대한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돈과 관련된 다양한 사례들이 쏟아지는 사회, 돈에 얽힌 각종 이야기와 함께 경제 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첫아이 출산을 앞두고 내년엔 ‘똘똘한 한 채’를 마련하고자 강남 일대를 발품 팔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대출 문이 더 좁아져 버렸네요. 강남이나 용산으로 옮기고 싶었지만 지금은 시기가 우리은행전세자금대출이자 아닌가 봅니다.”
내년에 내 집 마련을 목표로 강남 이사를 준비하던 40대 직장인 A씨 부부의 하소연입니다. 현재 전세로 거주 중인 이 부부는 출산을 앞두고 좋은 입지에 넓은 평형, 브랜드 아파트로 ‘주거 점프’를 꿈꾸고 있었죠. 다음 목표 지역은 국내 최고의 학군지 대치동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10·15 가계대출 대책으로 대출 한도가 여포 크게 줄면서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어요.
A씨는 “생각보다 자기자본이 훨씬 더 필요해져 이제는 현실적으로 강남 진입이 어려울 것 같아요. 다른 지역을 알아봐야 하나 싶어 마음이 무겁네요”라고 말하더라고요.
정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 대해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하나은행월복리 주담대) 한도 축소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 등으로 사실상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집을 사려는 서민·중산층의 자금조달이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요.
10·15 대책의 핵심은 주담대 총량 규제 강화입니다. 정부는 15억원 초과 주택의 대출 한도를 종전보다 절반 이하로 줄였고, 25억원 초과 주택은 최대 2억원까지만 대 동아타이어 출이 가능하도록 했죠.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70%에서 40%로 낮추고 총부채상환비율(DTI)·DSR 산정 기준도 강화해 차주의 소득 대비 대출 가능 규모를 줄였어요.
전세자금 대출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동안 실수요 보호 차원에서 DSR 산정에서 제외됐던 전세 대출이 앞으로는 원리금 상환 부담에 포함돼요. 1주택자의 경우 중고차구입대출 기존 전세 대출 이자까지 DSR 한도에 반영되면서 추가 대출 여력이 크게 축소되는 셈이죠.
시장 반응은 냉랭합니다. 실수요자는 대출이 막히고, 현금 부자만 웃는다는 것이 그 이유에요.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은 무주택자나 중산층은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지고, 현금 부유층만이 거래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 마포구에서 전세를 살고 있는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금리도 높은데 대출한도까지 줄어들면 사실상 집을 살 수가 없어요. 정부가 실수요자를 투기세력과 똑같이 취급하는 것 같습니다”라고 토로했습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가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어요.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 구입 수요의 70% 이상이 대출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이번 조치로 거래량이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며 “특히 중고가 아파트 시장은 매수세가 얼어붙을 수 있습니다”고 설명했어요.
일각에서는 대출 수요가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비주택담보대출(오피스텔·상가 등)이나 예금담보대출(예담대)로 이동할 가능성을 내놓더라고요.
은행권 관계자는 “주담대 문턱이 높아지면 자금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이 예·적금을 담보로 대출받는 ‘우회로’를 찾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결국 금융권 전체의 가계부채 리스크를 키울 수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실수요자를 위한 별도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요. 특히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나 무주택자, 신혼부부 등에게는 LTV·DTI 완화 등 예외 조항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결국 이번 대책은 부동산 과열을 진정시키겠다는 정부 의지는 분명하지만, 그 과정에서 실수요자의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만으로는 시장 안정이 어렵다며, 공급 확대와 금융·세제 정책의 병행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어요.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대출 규제는 수요를 억누르는 단기 처방일 뿐”이라며 “정책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실수요자 보호와 중장기 주택 공급정책이 반드시 병행돼야 합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가 금융 건전성과 주거 안정이라는 두 목표를 어떻게 조화시킬지,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규제가 정작 실수요자의 숨통을 막고 있지는 않은지, 정책 당국의 세심한 점검이 필요할듯합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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