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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공원. 나무 밑에서 반쯤 누워 있다가 잠에서 깬 노숙자가 막걸리병을 꺼내 한 모금씩 마셨다. 주변엔 먹다 남은 두유병과 빈 막걸리병이 흩어져 있었고, 맞은편 나무 아래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비닐봉지 수십 개가 쌓여 있었다. 막걸리를 다 마신 그는 곧 플라스틱 컵에 소변을 보더니, 화단에 뿌리기 시작했다. 행인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노숙자들이 있던 곳에서 40m만 걸어가면 공중화장실이 있었으나, 이용하지 않았다.
    ◇행인에게 구걸해 막걸리 얻자 “고맙습니다 형님”
    교육과학기술부 마로니에공원은 대학로 문화를 대표하는 공간이다. 서울대 문리대와 법대가 관악캠퍼스로 이전한 부지에 조성됐다. 1981년 아르코미술관이 들어섰고, 주변에 소극장 수십 곳이 생겼다.
    이런 마로니에공원이 노숙자들의 불법 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이 찾아오기 시작한 것은 10년쯤 전부터다. 5년쯤 전부터는 노숙자 4~5명이 마로니에공원을 찾 주택담보대출 중도상환수수료 아 음주, 흡연, 노상방뇨, 구걸을 하고 있다. ‘마로니에공원 노숙자 때문에 불편을 겪는다’는 내용의 민원은 작년부터 10건 접수됐다.
    마로니에공원 노숙자들은 주변 상인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불편을 주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1시쯤 공원 벤치에 앉은 노숙자 2명은 담배를 피우고 막걸리를 나눠 마시면서 행인들에게 말을 걸 로스쿨 등록금 었다.
    한 노숙자가 행인들에게 구걸하다가 성공해 막걸리 한 병을 얻었다. 이 노숙자는 “고맙습니다 형님”이라고 말한 뒤 다른 노숙자와 나눠 마셨다. 어떤 행인이 짐 더미가 쓰레기인 줄 알고 커피를 담았던 일회용 컵을 버리고 가자 “야, XX 갖고 가라”며 욕설을 했다.
    공원 한 켠에는 현장체험학습을 나온 학생들도 있었는데 지방자치단체 , 노숙자들이 담배를 꺼내 물자 자리를 옮겼다. 공원 인근에서 이를 지켜보던 최모(55)씨는 “마로니에공원은 전체가 금연 구역이다. 하지만 노숙자들은 늘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피운다”고 말했다.
    인근 건물 관리인은 “아침부터 술판을 벌이는 건 물론 구걸에 노상 방뇨까지 힘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원 인근에서 20년째 장 간호학원강사 사 중인 장모(67)씨도 “낮부터 술을 마시고 고함을 지르며 손님에게 말을 걸어오는 일이 잦다”며 “손님들이 공원에 발길을 점점 끊어 영업이 타격을 받았다”고 했다.



    13일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내 좋은공연안내센터 입구에 쓰레기들이 널브러져있다. /이호준 기자


    ◇서울서 ‘공원이 집’ 노숙자 40명 정도 추산… 5명이 마로니에공원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길 위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거리 노숙인’은 작년 기준 1349명이고, 55%(742명)가 서울에 산다. 이 중 노숙인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노숙인은 412명이다. 이들은 지하 공간(21.3%), 건물 내부(20.1%), 거리·광장(16.8%), 공원·녹지(9.1%)에 살고 있다. 공원에 사는 거리 노숙인은 40명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 중 5명이 마로니에공원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마로니에공원은 일반적인 공원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주 버스킹 공연이 열려 관객들이 모이고, 주변 소극장으로 관객들이 오가는 통로이기도 하다. 인근 한 상인은 “마로니에공원에서 행사가 열릴 때 바로 옆에 노숙자가 있어 위험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다른 곳으로 잠깐 가 있으라고 할 수도 없다”고 했다.
    낙산공원 쪽 주민들도 지하철을 타러 나올 때 마로니에공원을 가로지르는 게 빠르다. 그러나 인근 주민 이모(23)씨는 “노숙자들이 자꾸 술에 취해 소리를 질러, 멀어도 마로니에공원을 피해 돌아간 지 몇 년 됐다”고 말했다.



    2014년 8월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서울연구원 홈페이지 캡처


    수년째 문제가 계속되고 있지만 해결은 쉽지 않다. 노숙인복지법에 따르면 노숙인에게 강제 이동이나 시설 입소를 요구할 수 없다. 종로구는 지난 6월 한 노숙인을 자택에 데려다줬지만, 그는 하루 만에 다시 공원으로 돌아왔다.
    노숙자들이 공원에 머무르지 못하도록 막는 시설을 설치하는 방안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마로니에공원 부지는 종로구와 문화체육관광부 소유로 나뉘어 있다. 노숙자들은 두 구역을 오가며 생활 중이다. 종로구는 “벤치에 눕지 못하게 손잡이 설치를 검토했지만, 부지가 문체부 소유여서 설치 권한이 없었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종로구가 이 문제와 관련해 협의를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문체부 관계자는 “마로니에공원 내 노숙자가 부적절한 행위를 해 조치가 필요하다면 사회 질서 유지 차원에서 경찰청, 종로구청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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