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풍기 교수
어릴 적 먹던 음식의 맛은 시간이 지나서도 우리를 과거로 되돌아가게 한다. 어릴 때 자주 먹었던 음식은 감각의 저층을 형성하기 때문에 음식은 한 사람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일 것이다. 시대의 변혁을 꿈꿨던 사상가 허균은 과거시험 부정에 연루돼 유배를 떠났고, 그곳에서 전국 각지의 음식을 기록한 ‘도문대작’을 썼다.
쌀겨도 귀하고 밥상에 상한 생선과 들미나리가 겨우 올라올 정도였던 헐벗은 상황에서 과거 맛있게 먹었던 음식을 떠올린 것이다.
김풍기
검증완료릴게임 강원대 국어교육과 교수의 ‘허균의 맛’은 도문대작에 압축된 음식에 대한 기록을 그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해 풀어낸 책이다.
“나의 외가는 강릉인데 그곳에는 방풍이 많이 난다.(중략)다 끓기를 기다려서 차가운 사기그릇에 옮겨 담아 반쯤 식었을 때 이것을 먹는다. 달콤한 향기가 입에 가득하여 사흘이 지나도 가시지 않는다.
바다이야기오리지널 세상에서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음식이다.”
▲ 허균의 맛 김풍기
시장이 반찬인 것일
오리지널골드몽 까. 유배지에서 생존의 위기를 맞게 된 허균은 과거에 즐겼던 여러 음식을 떠올렸을 것이다. 고향 강릉에서 맛봤을 ‘방풍죽’이 대표적이다. 임진왜란 중 허균은 강릉 피난길에서 만삭의 아내와 아이를 함께 잃는 아픔을 겪었다. 도문대작에 가장 먼저 소개된 방풍죽이 어쩌면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음식이 아니었을지 저자는 상상력을 덧댄다. 이외에도 별미로 꼽는 원주
릴게임하는법 수박, 조선 최고의 평창 꿀 등 입맛을 다시게 하는 여러 음식들이 담겼다. 허균은 집이 부유하지 않았어도 손님이 많이 오는 덕택에 어릴 때부터 진귀한 음식을 자주 먹으면서 자랐다고 한다. 성장 후 유복한 집에 장가들어 육지와 바다에서 나는 먹을거리를 다 경험할 수 있었다. 벼슬길에 나선 이후도 남북을 오가며 여러 음식을 맛봤다.
릴게임한국젊은 시절 허균을 연구했던 저자는 아주 짧게 기록된 도문대작을 통해 그의 행적을 다시 찾는다. 어느 시기, 어떤 장소에서 음식 맛을 봤을지에 대해 상상력의 조각을 맞춘다. 그 또한 고향이 허균과 같은 강릉이기에 맛의 기억이 겹쳐지며 책의 풍성함을 더한다.
‘도문대작’은 단순히 조리법을 기록한 책과는 차이가 있다. 세종 시기 나왔던 우리 나라 최초의 고조리서 ‘산가요록’이 요리법을 기술한 것에 비해 ‘도문대작’은 음식에 대한 기억을 담은 인문 보고서에 가깝다. 저자는 각종 논문을 비교 분석하면서, 음식을 매개로 허균이 느꼈을 감정과 생각을 표현한다. 강릉에서 자라난 사발처럼 커다란 품종의 배의 맛은 달고 연했다. 춘천과 홍천에서 많이 자라나는 황도와 전국 으뜸 원주 수박, 삼척에서 나는 강아지만 한 크기의 대게는 가출했던 입맛까지 돌아오게 만든다. 강원도에서 자취를 감춘 고등어 내장 젓갈도 궁금해진다.
“과거의 화려하고 풍성한 밥상이 있었으되 지금은 그 밥상의 귀퉁이조차도 구경할 수 없는 처지, 그런 궁핍한 현실 속에서 허균의 미각적 상상력이 한 권의 책으로 탄생되었다”는 서문이 인상적이다.
김풍기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1990년대 후반부터 도문대작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고, 젊은 사람들에게 글을 쓰길 권했지만 아무도 시작하지 않았다”며 “나에게도 강원도의 맛이 늘 각인돼 있기에 허균과 내가 경험한 음식문화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책의 뒷부분에는 도문대작 원문과 한글 번역이 함께 수록됐다. 소문난 한문학자의 능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김진형·이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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