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부산 노포동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사무실에서 만난 허명신 노조 운영서비스지부장(왼쪽)과 오문제 노조 위원장은 노란봉투법 시행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지하철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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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부산교통공사 원청과 교섭은커녕 면담조차 해본 적이 없어요.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휴게실·샤워실 확대 설치와 위험 업무 인력충원을 요구할 겁니다.”
지난 6일 부산 노포동 민주노총 부산지하철노조 사무실에서 만난 허명신 노조 운영
릴게임황금성 서비스지부장은 “지하철 역사 내 샤워실이 남녀 구별이 안 돼 있는 곳도 있다. 안전 수칙상 2~3명이 일해야 할 위험 작업에 인력이 없어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원청과 교섭을 통해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부는 부산지하철 역사 청소·미화, 기술·콜센터 업무를 담당하는 부산교통공사 자회사인 부산도시철도운영서비스 노동자들이 가입된 ‘하
우주전함야마토게임 청 노조’다.
부산지하철노조는 원청 사용자에게 근로계약을 맺지 않은 하청 노동자와의 단체교섭 의무를 부과하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10일 시행을 앞두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가 직접 원청과 교섭을 통해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시키는 등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노동시장 이중구조(격차)
야마토게임방법 를 완화할 목적으로 지난해 8월 국회 문턱을 넘었다.
지부는 원청인 부산교통공사가 실질적인 지배력을 가진 사용자라며 교섭을 요구할 계획이다. 허 지부장은 “공사가 자회사에 내리는 과업지시서에 역사와 전동차를 하루에 몇번 쓸고 닦는지, 노동자들의 임금은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모든 내용이 규정돼 있다”며 “공사가 자회사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바다이야기게임방법 모두 결정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원청과 교섭이 성사되면, 하청에서 노조가 만들어진 지 23년 만에 처음이 된다.
원청 노조가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선 것도 허 지부장에겐 큰 힘이다. 원청 노동자들이 적극적으로 연대한다면 교섭의 힘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문제 부산지하철노조 위원장은 “노란봉투법 취지를 살리려면 부산교통공사 사장이
바다이야기무료머니 하청 노조 교섭에 직접 나와야 한다. 자회사 조합원들의 요구가 관철되도록 노조가 함께 싸우겠다”며 “지부의 원청 상대 교섭에도 노조 간부가 참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지하철 원·하청 노동자들은 교섭 의제부터 ‘공사의 사용자성’ 문제 등 노란봉투법의 쟁점 하나하나를 함께 논의하고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 뒤 하청 노조의 요구로 원청 노동자들의 몫이 줄어들 수 있다며 ‘노-노 갈등’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부산지하철노조의 행보는 눈에 띈다. 오 위원장은 “소속은 다르더라도 부산지하철에서 일한다면 함께해야 한다. 그래야 원·하청 노동자 모두 더 잘 싸울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지하철의 원·하청 연대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노조에는 원청인 공사 노동자 4600여명과 하청이자 자회사 노동자 950여명이 한 노조에 가입돼 있다. 공사가 11개 하청업체에 용역을 주던 시절인 2009년 하청 노동자들이 부산지하철노조에 가입했고, 2021년 하청 노동자들이 자회사에 고용된 이후에도 노조의 지부 형태로 줄곧 함께했다.
원청 사용자인 부산교통공사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원청인) 공사가 어떤 의제까지 교섭 의무가 있는지 검토 중”이라며 “노조와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별노조인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도 노란봉투법 시행에 맞춰 하청 노동자들의 원청 상대 교섭을 지원할 방침이다. 노조는 집단교섭을 추진해 하청 노동자의 ‘표준노동조건 협약’을 체결하겠다는 생각이다. 지난 5일엔 원청인 병원 실무자들과 노란봉투법 관련 간담회를 진행했다.
하청 노동자들이 소속된 보건의료노조 이화의료원새봄지부 김종성 지부장은 “2024년 주 5일제 도입을 위한 하청 교섭 때도 원청 지부가 연대하면서 합의를 이뤄냈다”며 “원청 교섭을 통해 용역업체 변경 시 고용·단체협약 승계와 휴게시설 개선을 요구하려 한다”고 말했다. 유현정 노조 이화의료원지부장도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고용 형태와 관계없이 함께 연대할 수 있어야 한다”며 “원·하청 교섭을 통해 하청업체의 용역비 구조를 투명화하고 과도한 이윤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원청의 이윤은 하청 노동자를 포함한 공급망에서 나오지만 기업 단위 교섭·분배 구조 때문에 원청 노동자만 그 수혜를 받았다는 점을 원청 노조가 성찰할 필요가 있다”며 “하청 노조가 교섭력을 키울 수 있도록 산별노조가 전략적으로 이끌고, 원청 노조도 연대할 수 있는 방안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란봉투법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모범사용자’로 강조하고 있는 공공기관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부문에서 원청 사용자와 하청 노조의 교섭 사례가 나와야 민간 기업에도 확산될 수 있어서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공공부문이 사용자성을 부정해 교섭을 거부하고 법적 소송을 이어가면 민간 기업도 같은 방식으로 할 것”이라며 “공공부문부터 스스로 하청 노동자의 사용자성을 인정해 교섭에 적극적으로 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도 “원청 사용자들이 법적 절차를 오래 끌고 간다면 노사 관계 악화에 따른 교섭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며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지방공기업 등에 사용자성 판단이나 교섭 절차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