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고양이를 만나 여기까지 왔다. 오다 보니 너무 멀리 와서 이젠 돌아갈 수도 없다. 눈떠보니 캣대디 생활도 어언 20년 차다. 불황의 연속인 출판시장에서 ‘고양이 작가’로 살다 보니 생계의 곤란은 일상이 되었지만, 구태여 위안을 삼자면 책을 팔아 고양이 사룟값을 보태고 분에 넘치는 고양이의 협조로 여태 버틸 수 있었다. 전직 시인이자 여행가로 나를 기억하는 어떤 이는 이즈음의 내가 ‘했다냥’ ‘안 된다옹’ 하면서 야옹체를 쓰는 모습에 적잖이 당황하며 닭살을 긁었다고 한다. 어쩌랴, 고양이를 만나 그렇게 되었고, 이렇게 될 줄은 나도 몰랐다.
야마토연타 길고양이와 인연을 맺은 지 올해로 20년 차가 되었다. ⓒ이용한 제공
내가 처음 고양이를 만난 곳은 도심의 한복판이었다. 퇴근길에 아내가 보여줄 것이 있다면서 나를 불러내지만 않았어도 나는 다른 길을 가고 있을 것이다. 그날 아내
릴게임손오공 가 가리킨 손끝에서 나는 잊지 못할 풍경을 만났다. 버려진 소파 위로 달빛이 환하게 비추고 있었고, 영화의 한 장면처럼 다섯 마리 아깽이가 어미 품을 파고들고 있었다. 그리고 운명처럼 이 고양이들이 나의 첫 고객이 되었다. 당시만 해도 나는 고양이를 위한 사료가 있다는 것도, 길고양이를 보살피는 캣맘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그저 내 속에 있던 측은지심이 나
바다이야기무료머니 를 부추겼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 골목 저 골목 60여 마리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배달하고 있었다.
사료 배달부였던 내가 본격적인 고양이 작가의 길을 걷게 된 건 짧은 도시 생활을 접고 시골로 이사를 오면서부터였다. 순전히 그건 사룟값을 보태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다. 그리하여 첫 번째 고양이 책 〈
바다이야기예시야마토게임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를 비롯해 고양이 책 15권을 차례로 선보이게 되었다. 혹자는 고양이 소재로 그렇게 쓸 이야기가 많으냐고 묻는다.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이 없듯 사연 없는 고양이도 없다. 사실 책을 통해 내가 말하려는 것도 바로 그런 얘기들이다. 누군가의 눈에는 그저 그런 묘생일지 몰라도 내 눈에는 그들의 삶이 낱낱의 치열한 서사이고 우여곡절의 기
릴게임종류 록인 것이다. 하여 지구별에 이런 고양이가 살다 갔다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그들의 묘생을 저 바람에게라도 들려주고 싶었다.
어느 묘생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마음으로 길고양이를 카메라에 담는다. ⓒ이용한 제공
책에 실린 몇몇 고양이 사진은 SNS에서 화제가 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가기도 했다. 어떤 이는 절묘한 순간 포착에 공감하며 그 비결을 묻기도 한다. 하지만 고양이 사진에서 비결이 따로 있을 리 없다. 우연히 셔터를 눌렀더니 그 안에 엄청난 것이 있었다는 기적 같은 일은 매번 일어나지 않는다. 그건 말 그대로 우연일 뿐이다. 더 중요한 것은 고양이에게 밥을 주며 함께 놀아주고 시간을 보내는 것. 결국 고양이에게 신뢰받지 않고는 신뢰할 만한 고양이 사진을 찍을 수 없다. 좋은 고양이 사진이란 고양이가 가져다주는 것이므로.
고양이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다니는 통에 나의 오래된 카메라는 이제 수명이 거의 다했다. 몇 번이나 눈길에 미끄러지고 부딪히면서 렌즈가 찌그러지고, 액정은 금이 갔다. 20여 년을 혹사당한 카메라의 기구한 운명이니 어쩔 도리가 없다. 새로운 카메라를 장만하는 것도 사치라는 생각이 든다. 그 돈이면 사료가 몇 포대이며 고양이 몇 마리를 먹여 살릴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이 앞선다. 사실 나의 바람은 간단하다. 그저 고양이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내가 아무것도 기록하지 않아도 되는 무사태평한 날들이 왔으면 좋겠다. 꼭 그랬으면 좋겠다.
이용한 (작가)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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