닦고 칠하니, 평정심이 절로 옻빛에 배였네
40여 년 작품 세계… 수행이 곧 예술 작업
도자 불상·우주 연상하는 옻칠 회화 눈길
수중의 연꽃 형상·알록달록 기하학적 패턴
관람객, ‘시선과 움직임’ 입체적 관찰 묘미
“도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평상의 마음이 도다. 이 작품들은 나의 평정심으로 작업한 결과물이다.”
바다이야기고래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성파스님은 수행이 곧 예술인 작업을 이어왔다. 도전과 배움을 멈추지 않았던 성파스님의 예술 세계는 출가 전 서당 공부를 바탕으로 한 한시와 서예뿐 아니라 염색, 한지, 산수화, 도자, 옻칠 회화에 이르렀다.
경기도박물관은 개관 30주년을 맞아 성파스님의 예술 작업 40여년을 되돌아보는 ‘성파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선예 : 성파스님의 예술세계’전을 이어가고있다. 전시는 지난해 제작한 옻칠 회화를 중심으로, 대중에게 처음 공개하는 통도사 서운암 삼천불전의 도자불상 일부를 비롯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경기도박물관 개관 30주년 기념전 ‘성파성예: 성파스님의 예술세계’ 기자간담회
알라딘릴게임 에서 성파스님이 취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기문화재단 제공
전시는 크게 네 부분으로 이뤄졌다. ‘영겁-아득하고 먼’, ‘물아불이-니가 내다’, ‘문자반야-글자 너머’, ‘일체유심조-마음대로’ 등으로 구성됐다. 성파스님이 중요하게 말해왔던 가치를 주제로 작품을 분류했다.
바다이야기2 가장 먼저 만나는 작품은 수십여개의 도자 불상이다. 통도사 서운암 삼천불전에 있는 3천여개의 도자 불상 중 일부다. 절에 있던 삼천불상을 전시실에서 만나니 색다른 느낌이 든다. 불상 바로 뒤 거울이 놓여 마치 삼천불상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경기도박물
바다이야기릴게임 관 개관 30주년 기념전 ‘성파성예: 성파스님의 예술세계’에서 만날 수 있는 도자 불상. 2026.3.6 /이시은기자see@kyeongin.com
거대한 옻칠 회화도 눈에 띈다. 이 회화들은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에너지가 꿈틀거리는 듯 보인다. 마치 우주를 연상시키는 것 같기도 하다. 성파스님은 작업을 하며 옻을 물에 섞어 흘려보내고 바람에 날려 자연스레 굳어질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옻이라는 물질이 예술로 변해가는 과정을 시각화해 관객들이 작품을 더욱 온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수중에 옻칠 회화 작품이 전시돼 있는 모습. 2026.3.6 /이시은기자see@kyeongin.com
수중에 잠긴 옻칠 회화와 공중에 내건 옻칠염색 작품에도 눈길이 간다. 먼저 수중에 잠긴 회화 작품들은 물이 스며들지 않는 옻의 특성을 드러낸다. 찰랑이는 물결 아래에 피어난 회화 작품은 언뜻 보기에 연꽃 같은 형상을 띠고 있다.
공중에 내건 옻칠 염색 작품은 알록달록한 것을 넘어 기하학적인 패턴을 품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 “옻칠을 할 때마다 아무 생각이 없어진다”고 말한 성파스님은 깊은 명상에 잠긴 상태에서 이른바 무의식 기법으로 작품들을 완성해냈다고 한다.
바로 아래에 놓인 검은 거울은 관객들의 위치나 시선에 따라 다른 작품을 비춰낸다. 능동적으로 몸을 움직여 작품들을 입체적으로 관찰하는 묘미가 있다.
옻칠 염색 작품을 비롯한 다양한 옻칠 작품들. 2026.3.6 /이시은기자see@kyeongin.com
박본수 경기도박물관 관장은 “불교 철학을 시각화해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관객들이 수행자이자 예술가인 성파스님이 전통 문화에 기울여온 관심과 미술 재료에 대한 탐구 정신을 보다 가까이에서 체감하고 오늘날 사회에 필요한 가치를 되새기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5월말까지다.
/이시은 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