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중국 정부가 자국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 구매를 전면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의 기술 경쟁 속에 반도체 자립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엔비디아의 젠슨황 최고경영자(CEO)(사진=AFP)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중국 인터넷 규제 당국인 인터넷정보판공실(CAC)이 최근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등 대형 IT 기업들에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신형 제품인 ‘RTX 프로 6000D’의 시험과 주문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 직후 엔비디아 주증권추천종목
가는 뉴욕증시에서 2% 이상 하락하고 있다.

앞서 일부 기업들은 수만 개 단위의 칩 주문을 추진하며 서버 업체와 테스트를 진행해왔으나, CAC 명령 이후 관련 작업을 모두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RTX 프로 6000D는 엔비디아가 중국용 AI 칩인 ‘H20’ 수출 제한 조치에 따라 중국 시장을 위해 별도로 개발한 AIw스탁
칩이다.`
이번 조치는 중국 당국이 지난달까지 경고했던 ‘H20’ 칩보다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FT는 중국 규제 당국이 최근 자국 반도체 기업들로부터 성능 보고를 받은 뒤, 중국산 AI 칩이 엔비디아의 중국 판매 제품과 동등하거나 이를 능가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RTX 6000D가 중국의 고디에스 주식
객사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샘플 시험에서 이 칩은 성능 면에서 RTX 5090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해당 제품은 엔비디아의 최신 아키텍처인 블랙웰을 기반으로 설계됐지만 고성능 메모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대신 일반 GDDR 메모리를 쓴다. 이로 인해 중국 기업들은 RTX 6000D보다는 AI 학습까지 가능한 고성능 칩인안전한주식
H20에 더 관심이 크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중국이 이처럼 AI칩 자립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엔비디아의 일부 AI 칩 수출을 제한하면서다. 그러나 지난 8월 트럼프 행정부는 H20 칩 수출 허가를 내주는 대신 중국 내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귀속하는 합의에 도달했다.
중국은 미국의 수출 통최고수익
제로 엔비디아의 최첨단 칩 도입이 어려워진 뒤, 화웨이와 캠브리콘 등 자국 반도체 업체들을 불러 성능을 비교·검증해왔다. FT는 중국이 내년 AI 칩 생산량을 3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중국 IT업계 관계자는 FT에 “이제는 국내 공급만으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는 것이 상층부의 인식”이라며 “엔비디아 의존에서 벗어나 자립 체제를 갖추는 것이 총력 과제”라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엔비디아의 중국 사업에 또 다른 타격이 될 전망이다.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최근 엔비디아의 이스라엘 반도체 기업 멜라녹스 인수 건에 대해 반독점 조사를 개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런던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그 나라가 원할 때만 시장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중국 시장에 큰 기여를 해왔기에 실망스럽지만 미·중 간 더 큰 의제가 있음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중국 사업 상황을 “롤러코스터와 같다”고 표현하며 “중국은 앞으로 재무 전망에서 제외하라고 애널리스트들에게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김상윤 (yoo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