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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래요.” “이겼습니다.” “박정훈 만세!”
9일 오전 10시34분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군사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법정 앞에 모인 시민들이 일제히 환호했다. 서로를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고, 손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고생하셨습니다”, “정말 기분 좋은 날이네요”, “정의는 살아있습니다.” 3년 1억 박 대령이 법정을 나오자, 시민들은 길 양옆에 서서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그리고 ‘투쟁’을 의미하는 붉은 장미를 박 대령 손에 한 송이씩 건넸다.
이날 오전 8시45분께 1심 선고를 앞두고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 주변에 모여있던 시민들 앞에 선 박대령은 긴장감이 역력한 표정이었다. 아침부터 400여명의 시민이 모여 힘을 보탰다. 디딤돌대출 금리 그간 박대령 곁을 지켜온 군인권센터, 아프지말고다치지말고부모연대, 해병대예비역연대 등 시민단체와 불교·원불교·기독교·천주교 종교인들은 물론, 응원봉을 든 시민들까지 합세했다.
응원봉을 쥔 이정윤(37)씨는 “결국 내란수괴가 된 대통령의 명령 때문에 이런 상황까지 온 것이다. 더는 불의로 피해를 본 사람이 없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수원신용회복 해병대 예비역인 임아무개(56)씨는 “불합리한 명령도 거부할 수 없는 군대문화가 팽배해있는데 합리적인 판단과 상식에 기반을 둔 행동을 해준 박 대령에게 너무나 고마운 마음으로 왔다”고 했다. 박대령은 함께 선고를 기다리기로 한 시민들에게 “와주셔서 큰 힘이 된다”고 조용히 인사를 전했다.
4대보험가입유무 해병대 채아무개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항명과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군사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신소영 기자
선고 결과를 직접 듣겠다는 시민들로 110여석인 법정 좌석은 금 건국대취업지원 세 가득 찼고, 서서 지켜보거나 법정 밖에서 대기하는 시민들이 빼곡했다. 입대를 앞둔 김준경(28)씨는 “채 상병 사망사건 이전에도 수많은 군사망 사고가 있었다. 군은 자기 조직을 지키기 위해 피해를 축소하는 문화가 있는데 이 싸움이 그것을 바꿔나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정훈 대령 무죄’라는 깃발을 직접 만들어 온 자영업자 남윤미(33)씨는 “정상인만 고통받는 상황이 너무 억울하다. 무죄 판결을 믿는다”며 힘줘 말했다.
30여분이 지나고 법정 안에서 “와아”하는 함성이 들리자, 법정 밖 시민들도 함께 환호를 지르고 박수를 치며 기쁨을 나눴다. 박 대령은 누군가 미리 준비해온 꽃다발을 안았다. 가슴을 졸이며 결과를 지켜본 박 대령 어머니는 “꿈인 줄 알았다. 옆 사람에게 ‘저게 맞느냐’ 여러 번 물었다”며 “(채 상병도) 편안한 마음으로 잘 쉬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병대 채아무개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항명과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군사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법원을 나와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1심 선고 직후 박 대령은 시민들 앞에 서서 “오늘의 정의로운 재판은 오로지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응원과 성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채 상병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그것이 정의고 법치를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박 대령 눈가에도 끝내 눈물이 어렸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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