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맨 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곽규택(맨 오른쪽)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의장님, 또 마이크 끄시게요?'라고 적힌 스케치북을 펼치고 필리버스터를 하자 의장석으로 올라가 우원식 국회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민경석 기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2라운드가 시작된 11일 여야가 또다시 맞부딛쳤다. 국민의힘은 지난 9일 필리버스터를 중지한 우원식 국회의장과 거듭 충돌했고, 급기야 '우 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까지 제출했다. 더불어민주당 릴게임신천지 은 "민생법안마저도 볼모로 잡고 있다"며 필리버스터 중단을 재차 촉구했다. 다만 1라운드 필리버스터 안건이었던 가맹점사업법 개정안은 이날 필리버스터에 나섰던 국민의힘 소속 의원 다수의 찬성 속 찬성 238표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우 의장은 이날 본회의에 하급심 판결문 공개를 확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한 뒤 지난 9일 필리버스터 릴게임온라인 중단 사태에 대한 유감 입장부터 밝혔다. 우 의장은 "국회법이 정한 무제한 토론은 시간에 제한이 없다는 것이고 의제는 국회법의 제한을 받는다"며 "이러한 규정이 지켜지지 않을 때 의장은 국회법에 따라 경고나 제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필리버스터 중인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마이크를 끈 것이 적법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당장 바다이야기프로그램다운로드 반발했다. 우 의장이 입장을 발표하는 동안 "의장 그만해요" "사과해라"라고 소리쳤다. 우 의장 발언이 끝나고 형소법 개정안 필리버스터를 위해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발언에 앞서 우 의장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61년 만에 국회의장이 필리버스터 방해한 곳'이라고 적힌 팻말부터 설치했다. 우 의장이 지난해 12·3 비상 야마토게임다운로드 계엄 당시 경찰의 봉쇄를 뚫고 국회에 들어가기 위해 넘었던 담벼락 부근에 표지판이 설치된 것을 비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곽 의원은 "제가 의장님을 좋아하기 때문에 하나 더 기념하라고 만들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팻말) 내려" "쇼하지 마라"고 외쳤지만, 우 의장은 "회의 진행에 방해되는 팻말을 내리는 것이 국회법을 지키는 사이다쿨 것이라고 충고드린다"면서도 "하시고 싶으면 하시라"고 응수했다. 이틀 전 나경원 의원 첫 필리버스터 때와 같은 '마이크 차단' 조치는 없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신경전에 그치지 않고 필리버스터 도중 '우 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 "국민의힘의 무제한 토론에 대해 우 의장이 보여준 여러 만행은 사회권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가맹점주들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기뻐하고 있다. 민경석 기자


국민의힘이 비쟁점 법안까지 모든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진행키로 한 방침을 고수하면서, 민주당은 이날 형소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오는 14일까지 3박4일 동안 은행법·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안 등 3개 법안을 하루 1건씩 처리하기로 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자신들이 발의한 법안도 필리버스터하는 명백한 모순, 어처구니없는 폭주"라며 "국회의장에게 쏟아부은 폭언과 막말은 국회 품격을 현저히 무너뜨렸다"고 야당을 겨냥했다. 민주당은 21일부터 24일까지 본회의를 다시 열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등 사법개혁 법안 일부를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이지원 인턴 기자 jiwon1225@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