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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면 세계 각지의 콘서트홀에 울려 퍼지며 ‘송년 통과의례’로 자리 잡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11월 중순에 앞당겨 접할 수 있게 됐다. 2027년부터 라스칼라 오페라극장 음악감독을 맡아 이탈리아 밀라노 오페라 명가를 책임지는 정명훈(72)이 원코리아 오케스트라 지휘봉을 잡는다. 오는 1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다.
원코리아 오케스트라는 정명훈이 ‘음악을 통해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기치로 창단한 비상설 프로젝트 악단이다. 2017년 창단 이래 꾸준히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국내 주요 오케스트라의 전·현직 단원과 국외에갤럭시탭이벤트
서 활동하는 한국 출신 연주자들이 주축이다. 창단 이후 1년에 딱 한차례씩만 공연해왔다. 창단 공연은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협연했고, 2022년엔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협연자였다. 원래 남북 연주가 함께하는 악단을 목표로 출범했지만, 남북 관계가 풀리지 않으면서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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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원코리아 오케스트라가 2023년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연주한 뒤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베토벤이 12년 동안 혼신의 힘을 기울여 완성한 ‘합창’ 교향곡은 1824년 5월7일 오스트리아 빈의 케른트너토르 극장에서 초주담tv
연됐다. 53살이던 베토벤은 이미 청력을 거의 잃은 상태였다. 자신의 아홉번째이자 마지막이 될 교향곡 초연 장면을 지켜봤지만 연주가 끝난 것도 알아챌 수 없을 정도였다. 음악사에서 이 곡은 성악곡이 삽입된 첫 교향곡이다. 4악장에서 4명의 독창자(솔리스트)가 부르는 독창과 합창이 등장해 ‘합창’이란 별칭으로 불린다. 이번 무대엔 소프라노 박소영, 메조소프라투자상담
노 김정미, 테너 황준호, 바리톤 사무엘 윤 등 정상급 독창자들과 국립합창단, 안양시립합창단이 합류한다.
독일 시인 실러의 시에 베토벤이 곡을 붙인 이 곡의 본디 표제는 ‘환희(기쁨)에 부치는 송가’다. 베를린 장벽 붕괴 직후인 1989년 11월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은 베를린에서 이 곡의 제목을 ‘자유의 송가’로 바꿔 연주했다. 동·서독로케트전기 주식
과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 연주자들이 함께한 연합 오케스트라였다.
피아니스트 출신인 정명훈은 오페라 등 성악곡에 특히 능한 지휘자다. 그래서인지 ‘합창’ 교향곡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왔다. 지난 6월20일 그가 예술감독을 맡은 부산콘서트홀 개관 기념 공연 때도 이 곡을 선택했다. 당시 정명훈은 “이 곡이야말로 세계인이 형제가 되고 세계를 하나로 만들겠다는 뜻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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