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니정 재단에서 만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그룹의 미래에 대해 “에너지와 AI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아 최근 사사(社史) ‘결정의 순간들’을 펴낸 그는 “좋고 나쁜 경험을 공유해 그룹 발전의 토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펜을 들었다”고도 했다./고운호 기자
지난 4일 방문한 서울 종로구 포니정빌딩 집무실 책상 위에는 두툼한 책 한 권이 놓여 있었다. 정몽규(64) HDC그룹 회장이 최근 펴낸 사사(社史) ‘결정의 순간들’이다. 올해는 1976년 한국도시개발 설립으로 거슬러 올
오션파라다이스릴게임 라가는 HDC그룹의 창립 50주년이자 정 회장 개인으로선 최고 경영자 인생 30년이 되는 해다.
때마침 회사는 위기를 딛고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22년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로 존폐 기로에 섰던 HDC현대산업개발은 3년여 만에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되돌렸고,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5% 가까이 뛰었다.
바다이야기릴게임 “내가 경험했던 성공과 시행착오가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분들에게 작은 이정표가 되길 바랐습니다.”
지난 30년 결정의 순간들 중 하나로 정 회장은 주저 없이 2022년 1월을 꼽는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던 광주 아파트 한 동의 고층부가 무너져 내리며 작업자 6명이 목숨을 잃었다. 정 회장은 “지금까지 쌓아온 명성이 하루아침에 무
황금성사이트 너지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그가 내린 결단은 단지 전체 재시공이었다. 유·무형의 손실만 5000억원을 넘겼다. 하지만 사고를 계기로 업무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다. 시공혁신단을 설치하고 건설업계 최초로 품질 실명제를 도입했다. 검측, 자재 검수, 영상 기록·관리를 모바일로 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정 회장은 “만성적인 부실
야마토게임장 하도급과 현장의 즉흥적 의사 결정이 자리 잡을 수 없게 됐다”고 했다.
결단의 성과는 숫자로 증명되고 있다. 올 연말 입주 예정인 광주 재시공 단지에서 계약을 해지한 입주 예정자는 아직 한 명도 없다. 지난해 건설 투자가 9% 감소하는 악조건 속에서 HDC현대산업개발 영업이익은 2486억원으로 전년 대비 34.7% 늘었다. 수주액도 4조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8012억원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2020년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도 정 회장에게 뼈아픈 순간이었다. 당시 HDC그룹은 ‘모빌리티 그룹으로의 도약’을 선언하며 2조50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항공 업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인수를 포기했다.
지금 정 회장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 에너지와 AI(인공지능)다. 그는 “건설업은 위험도가 높고 매출도 꾸준하지 않아 농사에 비유하면 천수답 같다”며 “에너지와 AI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I 로보틱스 분야 기업 인수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에너지 분야에선 2024년 상업 운전을 시작한 LNG 발전소 통영에코파워가 교두보다. 지난해 이미 영업이익 2166억원(3분기 누적)을 거뒀다. 정 회장은 “전체 매출의 약 55%를 차지하는 건설 비중을 40%까지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정 회장은 한국 최초 주상복합인 세운상가에서 시작해 성북동 단독주택, 직접 시공한 삼성동 아이파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거 형태를 경험했다. 주택의 미래에 대해 그는 “1인 가구가 주도한다고 해서 소형 주택만 필요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집은 업무도 하고 취미 생활도 즐기는 ‘라이프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사고 이후 재시공을 결단하고 막대한 손실을 버틴 정 회장의 뚝심은 만능 스포츠맨의 면모와 무관치 않다. 어린 시절 수영 선수로, 중학교 때는 승마 선수로 활약했으며 고려대에 진학해서는 직접 스키부를 창설해 선수로 뛰었다. 2013년부터 대한축구협회장을 맡아오고 있으며, 지난해 4선에 성공한 그는 “이번 임기엔 ‘축구인들을 위한 협회’에서 벗어나 축구 팬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협회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정 회장은 “항상 젊은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경청하려 하지만 세상이 바뀌어도 인간 본성처럼 안 바뀌는 것이 있다”고 했다. 그 변하지 않는 지식을 얻는 방법이 ‘벽돌책’ 독서다. 그는 “혼을 다해 쓴 책들은 깊이가 다르다”며 “어렵게 읽을수록 뇌에 더 깊게 새겨진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정 회장은 직원들을 가족처럼 여겼던 큰아버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와 아버지 정세영 HDC그룹 명예회장 얘기를 꺼냈다. 정 회장은 “직원 식당에서 신선한 두부를 제공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두부 제조 설비를 만들 정도였다”며 “나 역시 직원들에게 잘하려 노력하지만 아직 미흡한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