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전시로 보는 페미니즘 미술'에 실린 시월모임 멤버 김인순(왼쪽부터), 김진숙, 윤석남의 사진. 현실문화 제공
본격적이고 집단적인 의미에서 한국 페미니즘 미술의 기원은 1985년 윤석남, 김인순, 김진숙이 결성한 ‘시월 모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차별 문제를 미술로 풀어낼 방법을 고민하던 30, 40대 여성 작가들이 “10월 전시를 열자”며 의기투합한 것이었다. 이들의 두 번째 전시 ‘반에서 하나로’는 “최초의 여성 문제 주제 미술전”으로 보도되며 많은 주목을 받았고, 민족미술협의회 안에 여성미술분과를 조직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릴게임바다이야기질문이 남는다. 초기 페미니즘 미술은 민중미술의 하위 범주로 봐야 할까?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으로 똘똘 뭉쳤던 걸까? ‘전시로 보는 페미니즘 미술’은 여전히 충분히 쓰이지 못한 한국 페미니즘 미술사에 못다 설명된 부분을 채워 넣는 책이다. ‘전시’라는 장을 면밀히 분석해 당시 누가 어떤 문제의식을 공유했는지를 입체적으로 복원한다.
릴게임한국 박영숙 작가의 ‘미친년들 #7’(1999). 아라리오갤러리 제공
저자는 방대한 자료와 구술 인터뷰를 근거로 1980년대 시월모임과 터 그룹, 여성미술연구회 등 주요 집단이 독자적인 길을 걸어갔다고 강조한다. 계급 문제뿐 아니라
바다이야기부활 여성의 몸, 가사 노동, 일상적 성차별 같은 페미니즘의 여러 결을 자유롭게 담아낸 점이 확인됐다면서다. 당시 미술계와 여성 운동계가 얼마나 긴밀하게 교류했는지도 촘촘하게 추적한다. 페미니즘 미술이 이론이나 양식 변화가 아닌, 현실을 말하고자 개화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990년대 페미니즘 미술은 더 다원적이고 복합적인 양상으로 확장한다
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 저자는 그 안에서도 소외된 이름을 건져내 호명한다. 1993년부터 2000년까지 7차례 전시를 열었던 ‘30캐럿’을 페미니스트 그룹으로 재위치시키고, 서울 중심의 미술사에서 쉬이 간과되는 부산 지역 전시를 되짚은 것이 대표적이다. 서문에서 저자는 “이 책이 주류 미술사와 페미니즘 미술에서조차 누락되고 배제됐던 여성 미술가들을 재조명하는 유의미한 연구가
릴게임야마토 되기를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전시로 보는 페미니즘 미술·고경옥 지음·현실문화 발행·384쪽·2만8,000원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