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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랑라래 (25-08-1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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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인기 웹소설·웹툰을 실사화한 영화·TV 시리즈들이 엇갈린 평가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내 남편과 결혼해줘' '중증외상센터' 등 인기 지식재산권(IP) 기반 작품이 흥행 불패를 이어왔지만 올여름엔 검증된 서사로도 참패한 사례가 속출했다. 원작 매력을 살린 각색, 영상화 콘텐츠만의 강점 등이 쏙 빠진 반쪽짜리 영상화가 빚은 한계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이하 '전독시')은 기대가 컸던 만큼 초라한 성적에 따르는 비판도 크다. 지난달 23일 정식 개봉하기 전 예매율 순위 1위로 하반기 국내 영화 최대 기대작으알라딘
로 꼽히다가 금세 후순위로 밀렸다. 제작비 약 300억원, 손익분기점 600만명으로 알려졌으나 개봉 3주 차인 10일 현재 누적 관객 수는 104만여 명에 그쳤다.
2018년 시작돼 현재도 연재 중인 웹소설 원작은 방대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전설적 작품이다. 전 세계 누적 조회 수는 3억회, 추후 만들어진 웹툰까지 합산하면 25억회에 달스톡아이
한다. 극 중 판타지 소설 속 멸망한 세계가 현실이 되면서 소설의 유일한 독자인 김독자가 소설 속 주인공 유중혁 등과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을 다룬다. 영화화엔 웹툰 원작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를 흥행시킨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쳐스, 영화 '더 테러 라이브' 등을 만든 김병우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배우 안효섭, 이민호, 나나 등 캐스팅도 관심을 끌었다일진전기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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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영화는 웹툰의 주요 캐릭터와 세계관 설정을 바꾸면서 제작 단계부터 '원작 훼손' 논란에 휩싸였다. 소설에 관한 지식을 무기로 삼아 생존을 최우선에 두던 주인공 김독자는 영화에선 선량한 청년 영웅으로 변했다. 또 원작에서 웹소설·스트리밍 등 콘텐츠 소비 세태를 비튼 점이나 역사 속 위인이 '성좌' '배후성'으로 등장한다는 독창적 뉴스탁
설정 등이 영화에선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저 괴물과 인간의 전투 등 평면적인 줄거리만 요약해 따라가기에 급급하다는 인상이 남는 이유다.
누아르 액션 네이버 웹툰 '광장'을 실사화한 넷플릭스 시리즈. 넷플릭스
지난코렌 주식
6월 나온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도 원작의 주제의식을 비껴간 영상화로 원작 팬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공개 2주 차에 넷플릭스 비영어 시리즈 순위 1위, 글로벌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평론가 100점, 일반 시청자 92점(100점 만점) 등 성적은 좋았다. 그러나 국내 이용자 위주인 왓챠피디아에선 평점 2.5점(5점 만점)에 그친 점이 원작과 영상화 사이의 괴리를 방증한다.
동명의 웹툰은 유명 정관계 인사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조직들의 서열 정리 싸움판을 깔아준다는 이른바 '광장 결투'와 여기서 살아남은 두 조직의 비열한 모습을 다룬다. 그 안에 휘말려 동생을 잃은 기준(소지섭)이 무자비한 복수를 행하고 광장에서 결말을 맞는 내용이다. 그러나 TV 시리즈에선 핵심 소재인 '광장' 개념 자체가 삭제됐고, 적들을 때려눕히는 액션 타격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원작과 영상화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흥행성과 작품성을 다 챙긴 작품들도 여전히 많다. 영화 '좀비딸'은 개봉 7일 만에 손익분기점 220만명을 넘겨 흥행 가도에 올랐다. 개봉 11일 차인 지난 10일엔 335만 관객을 기록했다.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콘텐츠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N이 직접 제작·투자해 비교적 충실히 원작의 정서를 반영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좀비가 된 딸(최유리)을 지키려 특수훈련에 돌입하는 아버지(조정석) 이야기를 그린 코믹 휴먼 드라마로 여름방학 시즌 관람 수요도 강타했다.
TV 시리즈 중엔 13일 최종화 공개를 앞둔 디즈니+의 11부작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이하 파인)이 주목할 만하다. 국내 콘텐츠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에서 시리즈·영화 통합 1위, 디즈니+ TV쇼 부문 한국 1위(플릭스 패트롤)다. '미생' '이끼' 등을 만든 작가 윤태호의 2015년 웹툰으로,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보물선을 둘러싸고 속고 속이는 인간들의 탐욕을 다뤘다. 영화 '범죄도시'와 시리즈 '카지노'를 선보였던 강윤성 감독이 원작의 서사를 흥미진진하게 화면 위에 펼쳤다. 특히 웹툰 장면을 오마주한 듯한 카메라 앵글, 섬세하게 고증된 1970년대 미장센 등이 보는 맛을 더한다. 배우 류승룡, 임수정, 양세종 등이 빼어난 연기력으로 완성한 캐릭터들도 호평 요소다.
특히 적재적소 배우 활용법은 좋은 영상 콘텐츠의 기본이다. 스타 캐스팅이 작품 성패에 영향을 끼치기도 하는 이유다. 앞선 '전독시'의 경우 블랙핑크 지수가 전투력 뛰어난 여고생 이지혜를 맡았지만 캐릭터 설정 변경에 연기력 논란까지 더해져 혹평에 시달렸다. 반면 '파인'에선 전남 목포의 건달이자 주인공과 대립하는 장벌구 역으로 나선 동방신기 유노윤호가 찰진 전라도 사투리와 함께 호연을 펼쳐 '인생 캐릭터'라는 찬사를 받았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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