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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지난 12일 찾아간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의 태백고원자연휴양림.
한여름 낮인데도 20도 중반의 선선한 날씨 속에서 산림욕이나 오토캠핑을 즐기려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이곳은 2060년까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을 마련하기 위한 우리나라의 긴 여정 출발점이 될 장소다.
이곳은 고준위 방폐장 건설을 위한 연구용 지하연구시설(URL)이 들어설 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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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용 지하연구시설은 고준위 방폐장 건설에 필요한 각종 기술을 연구하는 지하 시설이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나 사용후핵연료 같은 물질은 전혀 반입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지하연구시설은 향후 건설할 고준위 방폐장과 최대한 유사하게 만들어 각종 실험을 하는 곳이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 관계자는 "의약품 개발로 릴게임총판
치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하기 전 동물을 대상으로 한 전임상 시험 단계로 보면 이해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실제 건설될 고준위 방폐장과 비슷한 깊이인 지하 약 500ｍ에 건설되는 지하연구시설에서는 한국 고유의 암반 특성과 한국형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 시스템의 성능 등에 관한 실험과 연구가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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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용 지하연구시설(URL) 조감도 (태백=연합뉴스) 고준위 방폐장 건설에 필요한 각종 기술을 연구하는 지하연구시설(URL)의 조감도.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가령 사용 후 핵연료 같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지하야마토동영상
방폐장에 보관할 때는 지속해 열이 나게 되는데, 지하연구시설에서는 실제 방폐물을 활용하는 게 아니라 인위적으로 열을 발생시킨 뒤 보관 용기와 처분장 건물이 잘 버텨주는지 안정성과 내구성을 검증하는 식이다.
또한 방폐장 운영 과정에서 지진 등 심각한 문제가 벌어졌을 때 지하 깊은 곳에 보관 중인 방폐물을 회수하는 것과 같은 비상 상황에 대비상장
처하는 기술과 절차를 마련하는 것도 지하연구기설 운영의 주요 목적 중 하나다.
지하연구시설은 태백시 단독 신청을 거쳐 정부가 작년 12월 이곳을 공식 선정하면서 건설이 사실상 본궤도에 올랐다.
정부는 올해 예비타당성 조사 등 절차를 거쳐 2026년부터 건설에 착수, 2032년 준공해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고준위 방폐장 건설로 가는 첫 징검다리 격인 지하연구시설 건설 자체에만 약 6천4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사업을 주관하는 원자력환경공단은 예상한다. 여기에 소프트웨어 격인 각종 기술 연구개발(R&D) 사업비가 추가될 것으로 보여 실제로는 총 1조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정치적 환경에 따라 원전 정책이 극단적으로 엇갈렸다.
원전을 계속 우리나라의 주요 전력 공급원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관한 사회·정치적 합의가 이뤄지지 못해 고준위 방폐장 건설 문제 역시 오랜 기간 사실상 표류해왔다.
하지만 '실용주의'를 구호로 내건 이재명 정부가 '합리적 에너지 믹스' 차원에서 일정한 '원전 병행' 방침을 구체화해 고준위 방폐장 도입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큰 틀에서 여야 간 공감대가 이뤄진 상황으로 평가된다.
특히 현 정부가 출범 직전인 지난 2월 여야 합의로 2060년까지는 고준위 방폐장을 건설한다는 내용을 담은 '고준위 특별법'도 마련됐다.
국내에는 2015년부터 원전 작업복 등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전용 처리장이 경북 경주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사용 후 핵연료 등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영구 처분하는 시설은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다.
한국 사회가 고준위 방폐장 건설을 향한 긴 여정에 오른 것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2060년까지 고준위 방폐장을 건설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많은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주 중저준위방폐장 동굴처분시설 [한국원자력환경공단 KORAD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당장 고준위 방폐장이 들어서기 전부터 사용 후 연료봉 같은 원전 내 고준위 폐기물을 보관하는 것부터가 문제다.
2030년부터 한빛, 한울, 고리 원전 순서로 원전 내 폐연료봉 보관 수조가 가득 차는 등 원전 내 사용 후 핵연료의 포화가 임박해 저장 시설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2030년 한빛 원전, 2031년 한울 원전, 2032년 고리 원전 순으로 원전 내 수조가 가득 차게 된다.
이에 정부는 고준위 방폐장 건설 전까지 우선 현 원전 부지에 '중간 저장시설'을 추가로 지어 폐연료봉을 보관하는 방안을 병행 추진 중이다. 그렇지만 원전이 있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무엇보다 고준위 방폐장 건설의 가장 큰 고비는 부지 선정 과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정부가 울진·영덕·영일, 안면도, 굴업도, 부안 등지에서 9차례나 부지를 선정하려고 했지만 지역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결국 고준위 방폐장 추진은 모두 무산된 사례가 있다.
다만 이번에 ▲ 국무총리 소속 고준위 방폐물 관리위 설치 ▲ 고준위 방폐장 부지 선정 절차 마련 ▲ 유치 지역 지원 등 내용을 담은 특별법이 새롭게 마련됨에 따라 과거와 비교할 때 고준위 방폐장 건설을 위한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도 있다.
고준위 방폐장 건설이 순풍을 타고 추진된다고 가정해도 현재로서는 2060년 건설 목표를 달성하기 매우 빠듯한 상황이다.
정부는 '2차 고준위 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에서 고준위 방폐장 부지 선정 절차 착수가 되고 나서부터 건설을 마치는 데 37년이 걸릴 것으로 봤다.
이런 일정표대로라면 내년에 방폐장 부지 선정 절차가 시작돼도 건설이 완료되는 시기는 2063년으로 고준위 특별법에서 목표한 2060년을 지나게 된다.
국민 다수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누구도 수용하기 꺼리는 고준위 방폐장 부지 선정 절차 시작은 정치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최고위층과 여당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조성돈 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은 "우리나라가 세계 5위 원전 국가가 됐지만 사용 후 핵연료가 국내에 2만t이 있다"며 "(고준위 특별)법이 돼 있지만 어떤 기술 개발을 통해 안전하게 사용 후 핵연료를 보관할 기술을 개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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