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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랑라래 (25-08-14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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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는 본래 드라마나 영화 배경으로 삽입되는 음악을 뜻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OST의 역할은 훨씬 더 확장된 모습이다. OST가 작품의 중심이 되기도 한다. 출연 배우가 직접 OST에 참여해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주인공이 데뷔한 밴드 '이클립스' ⓒtvN
《상견니》와 비슷한 효과를 낸 《선업튀》
최근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가 대만 드라마 《상견니》의 OST를 커버한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약 1개월골드몽
만에 126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영상에는 약 9000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이 감동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언어의 장벽을 실감하던 대만 팬들은 플레이브가 《상견니》의 OST를 정성스럽게 커버해 줬다는 사실에 감동했다. 마침 8월15일부터 3일간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대만, 홍콩, 자카르타, 방콕, 도쿄까지 아시아 투어에 나서는 플레이브에게 매도
이 OST는 일종의 출사표 같은 느낌을 준다. 해외 팬들에게 정성스러운 마음을 전하는 노래이니 말이다.
왜 하필 플레이브는 《상견니》의 OST를 선택했을까. 그것은 이른바 '상친자'(상견니에 미친 자)라고 불리며 국내에도 막강한 팬덤을 보유한 대만 드라마의 영향력이 아시아 전역에 걸쳐있기 때문일 게다. 노래를 듣는 순간 《상견니》의 그 시우리금융주가전망
간으로 우리를 타임리프시키는 이 OST의 힘은, 작품을 본 사람이라면 국적을 불문하고 같은 정서와 감성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플레이브의 선택은 너무나 효과적이다. 그저 타국의 노래를 커버하는 차원을 넘어, 그 작품을 본 많은 팬을 국가와 언어의 벽을 넘어 하나로 결집시키기 때문이다.
《상견니》의 OST가 이처럼 특별릴게임백경
한 힘을 발휘하는 것은 그 음악이 그저 배경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서사 자체와 맞물려 있어서다. 극 중 인물들은 오래된 카세트 플레이어로 음악을 들으며 타임슬립한다. 반복적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은 인물들의 그리움, 후회, 아쉬움 같은 감정들과 맞물려 시청자들에게 각인된다. 음악만 들어도 작품 속 인물의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드라마의 큰 성공은 OST와야마토게임
강력한 시너지를 이루며 더욱 빛을 발한다. 음악이 배경이나 소재의 차원을 넘어 서사 자체와 어우러지며 만들어낸 놀라운 상승효과가 아닐 수 없다.
《상견니》는 음악을 서사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큰 성과를 이뤘고, 이는 이후 수많은 유사 콘텐츠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또 다른 성공 사례로 《선재 업고 튀어》가 꼽힌다. 밴드 '이클립스'의 멤버 선재(변우석)가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자,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찐팬' 임솔(김혜윤)이 과거로 타임리프해 그의 죽음을 막으려 고군분투하는 드라마다. 전개 방식이나 서사 구조 면에서 어딘가 《상견니》를 닮은 구석이 있다. 분명한 차이점은 팬덤의 '덕질'(열성적인 팬 활동)을 드라마 서사로 가져왔다는 점이다. 임솔의 간절한 마음은 '덕질'을 해본 팬들의 마음을 대변했고, 그래서 선재를 살리기 위한 고군분투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여기서 역시 중요했던 건 임솔의 '덕질'하는 마음에 공감하게 하는 선재의 노래다.
《선재 업고 튀어》의 성공은 OST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극 중 밴드인 이클립스의 노래 《소나기》를 직접 부른 변우석은 그 곡으로 음악차트에 오르는 열풍의 주인공이 됐다. OST에 수록된 과거 김형중의 곡을 리메이크한 유회승의 《그랬나봐》도 인기를 끌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변우석이 드라마의 성공으로 K팝 아이돌 수준의 해외 팬덤까지 보유하게 됐다는 사실이다. 변우석은 드라마가 끝난 후 아시아 투어에 나서는 이례적인 행보까지 이어갔다. OST가 콘텐츠의 서사와 화학적으로 맞물릴 때 만들어지는 놀라운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넷플릭스 《유리 심장》 극 중 밴드 '텐블랭크' ⓒ넷플릭스
OST, 배경을 넘어 중심으로
최근 글로벌 히트를 기록한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보면, OST가 콘텐츠와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얼마나 놀라운 결과를 내는지 실감케 한다. 이 애니메이션 영화의 성공으로 작품에 수록된 OST 8곡은 빌보드 차트에 입성했다. 극 중 헌트릭스가 부른 《골든(Golden)》은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에서 2위까지 올랐다. 실제 K팝 아이돌도 쉽게 이루지 못하는 성과를 애니메이션 속 가상의 걸그룹이 단박에 이룬 것이다. 이 작품은 K팝 같은 전 세계적인 팬덤을 가진 장르에 '진심'을 담아 그려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K팝 팬덤 문화를 자신들의 방식으로 해석하며 일종의 '팬픽' 같은 효과를 냈다. 열렬한 공감이 콘텐츠 팬덤으로 결집되면서 이 작품은 넷플릭스 사상 가장 많이 본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으로 기록됐다.
음악 팬덤을 콘텐츠로 끌어들인 대표적인 사례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일본 드라마 《퍼스트러브 하츠코이》를 빼놓을 수 없다. 우타다 히카루가 발표했던 《First love》와 《初?(초련)》을 소재로 한 이 드라마는 삿포로를 배경으로 첫사랑의 아련함을 노래의 감성 그대로 담아냈다. 우타다 히카루의 음악이 반복적으로 흘러나오는 이 드라마는 당대 그 음악을 들었던 팬들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인다. 국내에서는 《바람의 검심》 영화판의 히무라 겐신 역할로 잘 알려진 사토 다케루가 남자주인공으로 출연해 그 팬덤이 본격적으로 생겨난 작품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최근 사토 다케루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불러 화제가 된 넷플릭스 시리즈 《유리 심장》 역시 OST가 배경음악 그 이상의 힘을 발휘한 대표적인 사례다. '텐블랭크'라는 밴드가 결성되어 노래를 발표하고, 인기를 얻으며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에서 사토 다케루를 비롯해 밴드 역을 맡은 배우들은 실제로 악기를 배우고 직접 연주하며 노래했다. 그래서 《유리 심장》이라는 작품이 공개됨과 동시에 텐블랭크의 밴드 앨범 또한 출시됐다. J팝과 J드라마에 대한 국내 팬덤이 점점 커지는 요즘 《유리 심장》 같은 작품이 주는 감흥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본래부터 OST는 힘이 셌다. 콘텐츠가 가진 서사와 맞물려 음악에 대한 남다른 정서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도 《태양의 후예》에서 거미가 부른 《You are my everything》이나 《도깨비》에서 크러쉬가 부른 《Beautiful》, 더 거슬러 올라가서 《별에서 온 그대》에서 린이 부른 《My destiny》를 기억한다. 사실 디테일한 드라마의 줄거리들은 많이 기억에서 지워졌을 테지만 음악만은 그때 그 작품을 보던 그 순간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OST는 이제 배경이 아닌 중심으로 들어오고 있다. 음악 자체를 소재로 하고, 그래서 배우가 연기만이 아닌 그 곡을 직접 연주하고, 노래하는 일도 익숙해졌다. 음악의 팬덤들이 드라마나 영화의 팬덤과 겹쳐지고, 상호 시너지를 통해 좀 더 강력한 결과를 만드는 시대에 우리는 어느새 들어와 있다.??
정덕현 문화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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