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아침 9시께 서울 광진구의 SNU반려동물검진센터 앞에서 진행 중인 1인 시위. 박찬희 기자


갑작스러운 추위에 한파주의보까지 내린 지난 3일 아침 9시께, 동물병원 원장 유광수(43)씨는 서울 광진구 에스앤유(SNU)반려동물검진센터(센터) 앞에 손팻말을 들고 1시간30분을 서 있었다. 손팻말에는 “지역 동물병원 몰살시키는 SNU반려동물검진센터 설립 결사반대”라는 문장이 적혔다. 서울대학교가 운영하는 센터 앞에서 유씨를 포함한 서울특별시 수의사회 소속 수의사들이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온 지 이날로 133일째다.
서울대 사 골드몽 업지주회사(SNU홀딩스)와 자회사인 스누펫 자금 지원을 받아 지난 6월13일 광진구에 문을 연 센터는 줄곧 서울 지역 수의사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센터는 반려동물의 진료 빅데이터 확보와 연구 등 비영리 목적을 강조하는 반면, 수의사들은 법을 우회해 사실상 기업 자본이 동물병원 운영에까지 침투한 신호탄으로 여기는 탓이다.
‘캠퍼스 바깥’에 우주전함야마토게임 서울대 이름을 내건 대형 동물병원이 출현하자 주변 병원들은 위기감을 호소했다. 이날 시위 현장을 찾은 강진호 광진구수의사회 회장은 “동네 동물병원에 다니던 분들이 종종 센터에서 검진을 받겠다고 한다. 비영리라는데 송파, 강남까지 홍보한다”며 “지금은 동물 건강 검진만 한다고 하지만, 나중에 언제든 진료까지 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센터의 동물 종합 검진 10원야마토게임 서비스 비용은 강아지의 경우 97만5천원부터 270만원, 고양이는 99만8천원부터 270만원에 이른다. 대학 이름을 앞세워 기존 동물병원의 영역을 침범해 돈벌이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뒤따르는 이유다.
갈등은 국정감사로도 번졌다.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8일 서울대 국정감사에서 “서울 지역 전체에 (센터) 분원을 만들겠다 바다이야기릴게임2 는 것 아니겠냐”며 “서울대가 다른 주식회사를 만들어 50억원 자본을 끌어 들여놓고 영리가 목적이 아니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수의사들은 센터 설립에 기업 자금이 활용됐다는 의혹도 제기한다. 2013년 수의사법이 개정돼 동물병원은 수의사,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수의대, 비영리법인 등만 설립이 가능하다. 앞선 2011년 대한제 황금성게임다운로드 분이 세운 이리온 동물병원을 둘러싸고 대형 자본의 동물병원 침투 우려가 커지자 마련된 법이다. 이날 1인 시위를 한 유광수 원장은 “센터는 기업 자본이 (대학을 통해) 우회적으로 들어온 것”이라며 “당장은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지는 듯 보이겠지만, 점차 개인병원이 몰락하고 공급이 줄어 가격도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센터를 짓는 데 쓰인 서울대 스누펫 등의 자금에 기업 돈이 섞여 있을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센터 쪽은 기업 돈이 설립에 활용됐다는 의혹 제기에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설립 비용은 ‘투자가 아닌 빌린 것’이며, 센터 운영에 ‘영리 목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성제경 센터 이사장은 이날 한겨레에 “가까운 시기에 인공지능을 의료에 활용하게 될 텐데, (반려동물이 아픈) 증세가 없을 때부터 차곡차곡 쌓인 생애 전주기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건강검진만으로 돈 버는 게 가능했다면 누군가 벌써 세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와 수의사들의 협의는 평행선을 긋고 있다. 서울시수의사회는 센터와 서울대에 지난 9월 △서울대 캠퍼스 내 검진센터 운영 △상업 광고 자제 △운영위원회 설치 등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답은 받지 못했다. 황정연 서울시수의사회장은 “서울대가 캠퍼스 내에 동물병원을 신축할 예정으로 아는데, 센터도 학교 내로 이동하고 공익적 목적으로만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조정해 보자는 취지인데도 아무런 대답이 없다”고 말했다.
박찬희 기자 chpark@hani.co.kr 기자 admin@reel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