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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지환어 (25-08-2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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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모든 예술품은 그 자체가 갖고 있는 아름다움이 있는데, 그것은 오직 그것을 들으려고 귀를 기울이는 사람한테만 이야기를 해준다(아놀드 하우저 '예술사의 철학').' 그게 제가 도자기, 불교 미술, 회화 중 도자기를 먼저 강의하는건 우리가 그런 마음으로 미술품을 대하면서 깊이있게 하기를 원하는 겁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이 들려주는 '조선 전기 미술' 이야기는 단숨에 듣는 사람들바다이야기 릴게임 사이트 추천 및 안내
을 유물의 세계로 빨아들였다.
14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된 특별 강연 '유홍준 관장이 들려주는 조선 전기 미술'이 열린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는 탄성과 박수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날 강연은 단연 관심거리였다. 400명 온라인 사전 예약은 시작 3시간만에 마감됐다. 강연은 실시간 유튜브로 생중계됐는데, 접속수는 최신천지무료
고 1234명을 기록했다.
용산 이전 20주년 특별전 '새 나라 새 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의 연계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이번 강연 주제는 조선 전기 미술의 시대정신과 예술적 가치인 '품격과 기상'이었다. 유 관장은 조선 전기 도자기, 불교 미술, 회화에 깃든 품격과 기상을 직접 준비한 자료와 그만의 재치있는 해설로 쉽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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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전기 도자기는 고귀한 품격과 기상이 있다"
유 장관은 15세기에 제작된 '백자 뚜껑 있는 항아리'를 예로 들며 "애국가 4절에 나오는 '이 기상과 이 맘으로'에서 그 기상은 어떤 기상이었을까 아주 자신감 있고 장중한 기상이 조선 전기 미술에도 보인다라며 "미술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애칭으로 '왕씨그널정보통신 주식
사발'이라 하는 데 이 왕사발이 '국보'로 지정된 데에는 그만한 기상을 보여주는 대표작이기 때문에 이를 보여주고 여러분도 다 그걸 느끼길 희망하면서 오늘 조금 세게 공부할 테니 각오하고 들어달라"며 강의를 시작했다.
유 관장은 이날 간송미술관 소장 '청자상감운학문매병', 이번 특별전에 전시된 '백자 뚜껑 있는 항아리' 증권프로그램
등 미술작품 사진들과 진달래꽃이 만발한 경기도 광주 도요지, 괘불이 걸린 사찰 등이 담긴 관련 자료들을 담은 발표 자료를 직접 준비했다.
[서울=뉴시스] 14일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 특별강연 '유홍준 관장이 들려주는 조선 전기 미술' 현장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2025.08.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유 관장은 도자, 불교미술, 서화를 한국, 중국, 일본 작품들과 비교하면서 조선 전기 미술 흐름과 성격을 쉽고 명확하게 풀어냈다.
유 관장은 조선 전기(15~16세기), 조선 중기(17세기~18세기 전반), 조선 후기(18세기 후반)의 도자들과 한중일 도자들 사례를 들며 "시대를 끊어서 보면 각각 귀티가 있고 문기가 있고 부티가 있다"며 "한·중·일 3국 미술이 비슷하면서 각자 개성을 갖는 것을 보면 중국 미술은 형태미가 강하고 일본 미술은 색채가 강하고 한국 미술은 선이 강하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느 장르보다도 도자기는 생활의 아름다움이있고 그 시대 사람들의 정서가 최고로 가장 정직하게 반영된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14일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 특별강연 '유홍준 관장이 들려주는 조선 전기 미술' 현장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2025.08.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유 관장은 이번 특별전에 출품된 주요 작품들의 역사적 배경까지 입체적으로 설명했다.
유 관장은 조선 시대 '숭유억불' 정책에도 문정왕후가 주도한 불 조성에 관한 역사와 함께 화려한 복장의 고려 불상과 달리 조선 전기 불상이 차분해진 이유를 설명했다.
유 관장은 지난 11일 응오 프엉 리 베트남 영부인이 박물관의 반가사유상과 조선의궤 등을 관람했던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유 관장은 "베트남 영부인이 미술을 전공해서 이 유물에 관심이 많아서 이 의전 코스대로 가다 말고 진열장 앞에 딱 멈춰서 보다 가니까 예정 시간보다 1시간을 더 머물다 갔다"며 "이 불상을 보면서 옆에 있는 나한테 '이건 현대 조각'이라고 평했다"고 말했다.
"유머가 약간 들어가 있고 수줍은 듯하면서 조신하게 있는 불상이 거룩한 불상이 아닌 한 인체를 표현한 조각 작품으로 느꼈다"며 "불상 경우 모르고 볼 때는 그 불상이 그 불상 같지만 그 불상은 그거 하나뿐이다. 그 시대 분위기가 불상 조각 트렌드를 확 바꿔 놓는다"고 덧붙였다.
"RM이 '댕댕이'그림 사진 찍는 바람에 최고 인기"
서화에서는 유 관장은 조선 시대에는 보정이 안 되는 사실적인 초상화, 중국 대표 문장가 소동파의 시 적벽부(赤壁賦)에 영향을 받은 조선 시대 사대부의 선비 정신이 담긴 산수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RM이 반한 장식화를 재미있게 소개했다.
유 관장은 신사임당의 '초충도'에 대해 "이런 그림들은 리얼리즘으로 그리기보다 하나의 형식, 틀에 맞춰 그리니 사임당의 초충도에서 중요한 건 좌우 대칭"이라며 "이 나비를 봐라 이게 곤충 채집한 나비 아니냐"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그 정지감이 주는,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게 있다"며 "민화의 까치 호랑이라든지 화주처럼 그런 편안함이 있다"고 말했다.
이암의 '화하구자도'에 대해서는 "멋있죠 강아지 아따~. 강아지를 이렇게 사랑스럽게 그린 거는 아마 전 세계에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며 "RM이 이거를 사진 찍는 바람에 그렇게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요즘 또 반려견 붐이 있다 보니 이번 전시회에 최고 인기 그림이 이 그림"이라고 자랑했다.
[서울=뉴시스] 14일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 특별강연 '유홍준 관장이 들려주는 조선 전기 미술' 현장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2025.08.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유 관장은 마지막으로 신숙주가 안평대군 소장품 222점에 대해 쓴 문집에 담긴 '그림이란 무엇인가'로 이날 강연을 마무리했다.
"'안평대군의 수장품을 보면 진실로 저 맑고 깨끗하고 고아함이 우리의 성정을 즐겁게 하고, 저 호방하고 웅장함은 우리의 기상을 길러줄 것이니 어찌 그것이 우리의 인생에 도움이 될까 나아가서 사물의 이치를 정확히 이해하고 널리 살피고 많이 익히기에 이른다면 그림은 문학이나 시 못지않은 공이 우리에게 있을 것이다. 다만 세상 사람들이 과연 여기에 이를 수 있을지 그거는 내가 알지 못하겠다'. 여러분들은 박물관에 자주 오셔서 이 경지에 오르시기를 바랍니다."
도자 강의 후 10분 휴식에 이어 불상과 서화 강의까지 강연이 2시간 30분가량 이어지는 동안 먼저 자리를 뜬 관람객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제주도 서귀포, 영국 런던 등 먼 곳에서 유 관장의 강연을 듣고 싶어 찾아온 관람객들도 있었다.
강연 후 유 관장은 자신의 책을 갖고 온 관람객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줬다.
유 관장이 소개한 조선 전시 미술을 조명한 이번 특별전은 오는 8월 31일까지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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