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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종종준 (25-10-20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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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디오시네마)
아스팔트에 한 송이씩 놓인 빨간색 장미를 지르밟으며 등장한 차에서 주인공 ‘코코’(차라)가 내린다. 자신의 쌍둥이 동생이 가짜라고 믿고 죽인 코코가 부모에 의해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하는 순간이다. 코코는 병원에서 자신에게 성추행을 가한 선생을 살해하고 죄책감에 괴로운 나머지 차라리 지구가 멸망하기를 바라는 ‘츠무지’(아사노 타다노부), 규칙을 깨는 것을 두려워하지만 코코를 좋아하는 ‘사토루’(하시즈메 코이치)를 만나고, 그들과 함께 도시락과 양산을 든 채주식시작하는방법
지구 최후의 날을 보러 소풍(picnic)을 떠난다.
이와이 ?지 감독이 현실을 반영하면서 감성을 자극하는 감수성이 긍정적으로 발현된 결과물이 영화 ‘러브레터’라면, 내면의 병적인 감각으로 침잠해 들어간 것이 바로 ‘피크닉’이다. 이와이 ?지가 감독, 각본, 편집까지 맡은 ‘피크닉’은 제46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베를기신정기 주식
리너 자이퉁 독자상을 수상하면서 이와이 ?지 신드롬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츠무지 역의 배우 아사노 타다노부에게 제20회 일본 아카데미상 화제상과 제18회 요코하마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코코 역의 배우 차라에게 신인상을 안기며 작품성도 인정받은 영화이기도 하다.
(사진 ㈜증권시주식동
디오시네마)
‘러브레터’, ‘4월 이야기’, ‘릴리 슈슈의 모든 것’, ‘하나와 앨리스’ 등 이와이 ?지 작품의 촬영을 담당하며 이른바 ‘이와이 미학’이라 불리는 스타일을 함께 건설한 시노다 노보루 촬영감독의 솜씨가 빛을 발한다. 장미가 한 송이씩 놓인 영화 도입부 시작 장면은아나패스 주식
여전히 아름답고, 버려진 인형, 찢어진 검은 양산과 까마귀 옷을 입은 코코의 모습은 우울하지만 몽환적인 영상과 함께 잊을 수 없을 만큼 인상적이다. 코코의 검은 옷과 츠무지의 흰 옷은 천사와 인간, 구원하는 자와 구원받는 자를 상징하는 것 같지만 이들은 세상이 정한 질서에서 비켜나 있다. 담벼락에서 떨어진 사토루의 시퀀스 위로 깔리는 평화로운 피아노 멜로알라딘온라인릴게임
디, 음울한 장면에 흐르는 아이들의 찬송가는 초현실적이고 불안한 효과를 낳는다.
(사진 ㈜디오시네마)
섬세한 연출력, 동화 같은 영상미, 날카로운 통찰력이 반영된 작품이다. 마음의 상처를 안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이들은 영화 내내 담벼락을 따라 위태롭게 걸어 다닌다. 인물들의 혼란한 내면을 보여주듯 흔들리는 핸드헬드 카메라 워크, 인물의 내면과 영화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영화 속 빛은 ‘담벼락’과 함께 영화의 주요 기제로 작동한다. 담벼락은 주인공들이 주로 걸어 다니는 무대이면서 마치 카메라를 이끄는 달리 트랙(카메라 이동을 위한 레일)이자 마음의 벽, 혹은 스스로 만든 한계의 벽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는 ‘자기가 죽으면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던 코코의 말처럼 충격적인 결말로 끝난다. 일몰을 배경으로 흩날리는 검은 깃털과 총성, 마치 만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는 두 사람의 그림자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영화다. 러닝타임 72분.
[글 최재민 사진 ㈜디오시네마]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01호(25.10.2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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