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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29일 오후 허핑턴포스트코리아 홈페이지 첫 화면엔 “진보 언론 사망”이라는 머리기사 문구가 걸렸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29일 오후 허핑턴포스트코리아(이하 허핑턴) 홈페이지 첫 화면에 “진보 언론 사망”이라는 문구가 걸렸다. 문패 사진으로는 모회사인 한겨레의 로고와 조화(弔花) 이미지가 중소기업 나란히 올랐다. 한겨레는 이날 100% 자회사 허핑턴을 '졸속' 매각한다는 비판 속에, 매각을 위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했다. 허핑턴 노동조합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우성 한겨레 경영진은 우리(허핑턴 구성원)를 사람 아닌 물건처럼 팔았고, 그 과정에 단 한 줄의 노동자 존중도 없다”고 비판했다.
허핑턴 노조에 따르면 건축허가신청 이날 한겨레 출신인 유강문 허핑턴포스트 대표이사가 경제매체 비즈니스포스트 측과 매각 대금을 비롯한 잠정 합의가 이뤄졌다고 노조에 알렸다. 이는 한겨레가 지난 25일 공식 협상을 개시한다고 알린 지 업무일 기준으로 이틀 만이다. 양측은 지난 25일 매각 조건 전반에 대한 합의를 마쳤고, 29일 매각 대금 합의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 사측과 유 사장 빚탕감 측은 잠정 합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 사옥 앞에선 허핑턴 편집장과 부편집장, 저연차 에디터 등 4명의 허핑턴 노조 조합원들과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지부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곽상아 허핑턴 노조 부위원장(현 부편집장)은 “최우성 사장은 한겨레 정신을 저버린 사람으로 역사에 명명백 소상공인진흥원 채용 백히 기록될 것이다. 우리를 물건처럼 팔았고, 그 과정에서 단 한 줄의 노동자 존중도 없다”고 소리쳤다. 허핑턴은 현금자산 10억 원가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강문 사장을 제외한 구성원은 8명이다.
강나연 허핑턴 노조위원장(현 편집장)은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한겨레도 허핑턴도 노조와 공식 교섭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 대출직거래장터 최우성 한겨레 사장은 최종 매각 협상을 강행한다”며 “이것이 한겨레에서 할 수 있는 짓인가”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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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한겨레지부 집행부와 조합원들도 회견 전부터 연대 피케팅을 벌였다. 박준용 한겨레지부 부지부장은 “회사가 말하듯 단순한 지분 매각이고 경영권에 변함이 없다면 고용 관련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허프의 노동자들은 그대로 일하면 된다”며 “경영진의 말은 앞뒤가 안 맞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회사가 경영 적자를 개선해 보려고 이런 일을 벌이는 것 같은데, 다른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악화나 아픔으로 구성원이 이득을 보는 것은 창간 정신에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 익명 전제로 인터뷰한 한겨레지부 조합원은 “어려운 용어가 오가지만 복잡한 사안 아니라 생각한다. 경영상 적자다 싶으면 사람 취급, 노동자 취급 않고 잘라내고 싶어하는 권위주의의 재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허핑턴 노조 측은 테이프를 붙여 길게 이은 5만원권 지폐들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한겨레 경영진이 노동자들을 인간으로 보지 않고, 돈으로 본다는 뜻”이라고 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허핑턴 노조는 이번 매각 과정이 “회사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타인·타기관에 양도하고자 할 때 회사는 사전에 조합에 통보하고 조합과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는 단체협약에 위배된다고 지적해왔다. 유강문 허핑턴 대표가 언론 대응을 한겨레에 일임한 가운데, 한겨레 측은 “모회사의 지분 매각은 자회사 노조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각종 부당노동행위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유 대표가 육아휴직자에게 고용승계 제외 대상이라고 발언하고 △허핑턴 사측이 매각에 앞서 정규직 공채를 통해 뽑힌 신규 에디터를 석달치 기간제 비정규직으로 채용한 뒤 고용승계 대상에서 제외했으며 △유 대표가 협상 속도에 동의하지 않으면 희망퇴직하라고 발언했다는 고발이 노조로부터 나왔다. 한겨레 측은 육아휴직자 등 정규직 조합원 고용을 보장하도록 협상한다는 입장이다.
허핑턴 노조 측은 또 한겨레 측이 협상 전부터 직원 동의 없이 이들의 주민등록번호·임금대장 등 개인정보를 비즈니스포스트에 넘겼다며 최우성 한겨레 사장과 유강문 허핑턴 대표이사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아울러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법적 대응과 매각협상 무효 소송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나연 위원장은 “허핑턴은 5년 전 자본잠식 위기를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벗어나 현재 13억 원의 현금 자산을 보유했다”며 “불법 위장 매각을 강행할 경영살 필요도, 단기 유동성 위기도 전혀 없다. 매각 이유라면 지난해 한겨레가 주요 일간지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적자를 냈고, 그 책임자인 최우성 사장이 3분기 안에 빨리 허핑턴을 팔아치워 10억 넘는 현금자산을 확보하려는 술수”라고 주장했다. 허핑턴 노조 측은 테이프를 붙여 길게 이은 5만 원권 지폐들을 소품으로 가져와 흔들어 보이면서 “한겨레 경영진이 노동자들을 인간으로 보지 않고, 돈으로 본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부터 허핑턴 노조의 뜻을 함께 할 한겨레 직원들의 연대 서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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