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선 조경가.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한국 현대 정원예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히는 정영선(84) 조경가가 유럽 무대로 대표작들과 함께 날아간다.
정 작가는 서울 선유도공원과 여의도 샛강공원, 용인 호암미술관 희원 등 대중에게 친숙한 국내 정원 명작 수십개를 만든 한국 조경의 일인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조경가로는 처음으로 개인 회고전을 열어 화제를 모았던 그가 올해 사상 최초로 서양 정원문화의 본산인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오는 5~7월 대형 개인전을 열기로 확정했다. 특히 전시 개막 즈음 세계 최고 국제건축제인 베네치아비엔날레 건축전도 개막해 세계 건축계와 조경계의 눈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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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선 조경가가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인전을 열면서 미술관 건물 내부 중정에 조성한 ‘전시마당 정원’의 모습. 노형석 기자


정 작가의 전시회는 5월9일부터 7월13일까지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 북편의 유명한 옛 행정관청 건 특이사항 영어 물(프로쿠라티에 베키에) 내부에 있는 복합전시공간 산마르코 아트센터에서 국립현대미술관 주최로 펼쳐진다. 산마르코아트센터는 광장을 둘러싼 역사적 명소인 옛 정청 건물의 일부 복층 공간에 들어선 고색창연한 분위기의 전시장이다. 센터가 있는 프로쿠라티에 베키에는 지난 2023년 52회 프리츠커상을 받은 영국 건축 거장이자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빌딩 설계자로 유 우리은행영세민대출 명한 데이비드 앨런 치퍼필드가 전시장과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리모델링해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던 건물이다.
전시는 지난해 4~9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작가가 설계한 조경 도면과 모형, 사진·영상, 기록자료를 모아 진행한 아카이브전 ‘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를 기본 바탕으로 꾸려진다. 모두 8칸 공간에 작가의 내력과 경주직장인밴드 주요 정원 조경 작업들의 아카이브, 미니어처, 사진패널 등을 나누어 선보일 예정이다.



2024년 4월 개봉한 정영선 조경가 다큐 영화 ‘땅에 쓰는 시’(정다운 감독) 포스터. 배급사 제공


전시장 바로 앞의 산마르코 여성취업지원 광장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광장 가운데 하나로, 19세기 초 프랑스 정복자 나폴레옹이 베네치아를 점령하면서 ‘유럽의 응접실’이라고 비유했던 역사적 랜드마크다. 세계 최고의 국제건축제인 베네치아비엔날레 건축전 개막과 동시에 베네치아의 랜드마크에서 열리는 정 작가의 전시가 어떤 반향을 낳을지 기대를 모은다. 치퍼필드가 리모델링한 전시장 기획전인데다 한국과의 건축적 친분도 있어 개막 오프닝에 치퍼필드가 직접 참석해 축하인사를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현대미술관 쪽은 “아트센터를 운영하는 이탈리아 기획사 관계자들이 지난해 9월 프리즈 서울 기간 국립현대미술관을 방문해 정영선 작가의 조경 전시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아 순회전을 요청하면서 베네치아 전시가 성사됐다”고 전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