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이 정의하는 상속은 다른 사람이 사망한 사람으로부터 그 재산, 권리, 의무 일체를 이어받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대게 이 정의를 ‘가족에게 재산을 남기는 것’이라고 이해한다. 그러나 한 사람의 재산과 권리는 오직 자신의 자격과 노력만으로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개인의 공헌도 중요하지만, 사회의 도움 없이는 누릴 수 없다. 사회가 제공하는 교육, 시장, 법과 제도, 안전, 시설 등이 보장돼야 얻고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삶을 마감할 때 재산이 남아 있으면 ‘나의 소유를 누구에게 남길 것인가’를 따져봐야 한다. 일생을 바쳐 얻은 소중한 재산을 가장 가치 있고 뜻 있게 사용해야 하지 않 야마토게임무료다운받기 겠는가.
여기서 ‘사회적 상속’이라는 단어가 의미를 갖게 된다. 사회적 상속이란 가족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의미를 확장해 ‘사회에도 남기자’는 것이다. 혈연의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적 연결망 속의 확장된 가족도 생각하자는 취지다. 나는 1984년부터 뜻있는 몇몇 기독인 실업가들과 함께 ‘유산 남기지 않기 운동’을 시작했다. 2022 바다이야기릴게임연타 년 밀알복지재단에 13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기부해 장애인 권익기금을 설립하게 돼 그 운동에 한 약속을 일부 지켰다.
‘유산기부’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낯선 선택이다. 그러나 귀족의 책무(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전통이 있는 선진국 지도층에는 비교적 흔하다. 부와 권력, 명성을 가진 사회 지도층은 그에 따른 높은 도덕 황금성게임다운로드 적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재산의 전부 혹은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자는 선한 의지를 가진 분들조차 자녀들이 너무 어렵게 되면 어쩌지, 가족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절차가 복잡하지 않을까, 세금은 어떻게 부과될까 등의 불안으로 의지를 쉽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경제 규모에 견주어 유산기부 액수 자체가 적 바다이야기게임사이트 다. 선진국과 비교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이제는 유산기부가 특별한 사람의 도덕적 결단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합리적 선택이 되도록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 영국이 유산기부 선진국으로 자리 잡는 데 크게 이바지한 세제 인센티브가 있는데 바로 ‘레거시 10(LEGACY 10)’ 제도다. 상속재산의 10%를 공익을 위해 기부하면 상속세율 바다이야기게임장 의 10%를 감면해 주는 제도다. 핵심은 단순하다. ‘기부하면 손해’가 아니라 ‘기부하면 이익’이라는 것을 국가가 제도를 통해 보장해 주는 것이다. 이 제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주요 자선단체를 중심으로 ‘한국형 레거시 10’이라 할 수 있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발의하려 한다. 여러분도 이 발의에 동참해 주시기 바란다. 세제 확충을 중시하는 쪽을 설득해 더 많은 민간 기부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저출생, 고령화, 양극화, 개인화의 파고가 우리 사회를 휩쓸고, 통계적으로는 선진국이면서도 사회의 갈등지수는 높으며 국민의 행복지수는 매우 낮다. 이런 현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개인이 남긴 자산이 가장 합리적이고 생산적으로 사용돼야 한다. 공정한 부의 이전과 선순환을 만들기 위해 사회적 상속 제도의 재정비가 필수적이다.
우리가 살아온 과거를 돌이켜보면 우리는 물려받은 재산 없이도 꽤 멋진 나라를 이룩했다. 자수성가의 노력이 건강한 사회를 만나 맺은 결실을 이제는 사회에 다시 돌려줄 만큼 우리와 우리 사회가 성숙했다고 믿는다. “나의 자녀에게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남겨줄까”라는 당신의 관심이 “나의 자녀를 포함한 다음 세대에게 어떤 사회를 상속해 줄까”라는 고민으로 확대되기를 바란다. 이 글을 읽은 우리는 한동안 함께 고민할 것이다. 이러한 고민 그 자체가 우리 사회의 ‘위대한 유산’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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